여름의 학교
여름 방학이 끝난 후 1층의 행정실 정도를 제외하고 모두 시간이 멈춰있던 교실들은 일제히 가동을 시작한다. 준비운동이나 숨고를 시간 없이 갑자기 켜진 불과 기자재 그리고 특히 에어컨은 각반마다 난리였다. 하필 한여름이어서 에어컨 기사님의 방문은 늦춰졌고 1학년 3반은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34명 아이들의 열기까지 더해져 현재온도는 33도까지 치솟았다.
앞전 수업 선생님들의 말을 참고하며 들어간 3반은 정말 너무 더웠다. 창문 밖은 더운 바람만 간간이 들어오고 에어컨은 기능을 다한 듯 틀으나 마나 한 미적지근한 바람이 나왔다.
‘이거… 애들 덥다고 하겠는데…?‘
당연하다. 교탁에 서자마자 내 뒷목에도 땀이 나기 시작했으니, 아무렇지 않게 도덕책을 피고 수업을 시작했다. 10분 흘렀을 무렵, 1학기 반장이 손을 들더니 ‘선생님 너무 더워요’ 한다.
’ 원래 살찌면 더운 거래, 너 진짜 더워?‘
웃음이 나올 것도 같아 입술을 물고 물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안 더워요.
선생님은 더우실 거 같은데요?‘
역시 우리 애기들은 지지 않고 씩 웃으며 되묻는다.
나 또한 ‘전혀~ 약간 추운 것도 같은데?’
그렇게 34명이 땀을 뻘뻘 흘리며 덥지 않다고 45분간의 수업을 끝내고 나왔다. 뒷목에 흐르던 땀을 닦으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