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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ssie Sep 18. 2017

성인ADHD치료기6 - 감정조절훈련

2017. 08. 13



[알립니다]


우울증 증세가 완화됨에 따라

제목을 '성인ADHD 치료기'로 정정합니다!













요즘은 약물과 함께
제일 취약했던
감정을 조절하는데에
'집중'하고 있다.

최성애 선생님이 쓰신 책, 
<회복탄력성>을 참고하여
틈틈히 감정날씨(나의 감정변화를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에 빗대어
좀 더 쉽게 알아차리는 방법)를 파악하고,
에너지가 고갈될 때면
심장호흡 후 감사한 생각들을 갖고
매일 감사일기(감정날씨가
나쁠 때는 다행일기)를 쓰고 있다.


-


감정날씨를 한 번 파악해두니
내가 어떤 포인트에서
주체할 수 없을만큼 화가 나고
어떤 포인트에서 감동받고
이런 것들이 한 눈에 쏙 들어온다.

마치 내 감정의 지도를 얻은 느낌? :)
내가 어떤 산의 주인, 산지기라고 생각해보자.
내가 관리하는 산의 지도가 내 손 안에 있다.
산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고,
산 정상으로 올라가려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는지가 정해져있다.
명확하게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정서적인 '불안'과 '두려움'은 크게 사라진다.
이따금, 손님이 산에 방문한다.
이곳저곳 근사한 곳으로 안내할 수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맞아줄 수도 있다.



-


그리고 오늘은 새로운
내 '분노'의 포인트를
알게 되었다.

엄청난 화와 조급한 마음(과잉행동형 ADD라
충동성이 굉장하다)
이 앞서
감정을 억누르고 계속 달리다
엄청난 분노로 숨이 안 쉬어질 때쯤
이러다 안되겠다 싶어 급정거를 했다.

마치 몇 달 전 인턴을 하며
공황을 겪을 때 느꼈던
숨이 쉬어지지 않을 만큼의 분노,
성장하지 않는 내 모습에 대한 분노.



-



2017.08.13. 일.
분개, 짜증, 기분나쁨, 화




그래도 쓸만한 지능(은 대개 ADD는
IQ가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과 꽤나 오랜시간
혼자서나마 다져온 습관 덕에
나에겐 어떤 상황에서든
이렇게 숨을 고를 만큼의
마음의 여유가 있으니
참 다행이다.

어쨌거나 개똥밭에서 뒹굴고 있어도
ADD임을 모르던 때 보다야
일상의 모든 면은 순조롭게 굴러가고 있다.

처음이다. 생각해보니,
이 '화', '짜증'이라는 감정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는 그대로를 인지하고,
내려놓고, 드러낸다는 것두.
어찌보면 대견할 일이 아닐까?
정서적으로 민감해(ADD는 감수성이 풍부해 예민한 편이다)
자주 느껴왔지만 무시하기 일쑤였던지라
대개 시야를 가리는 방해물로 작용했을터,
덕분에 계획(짜증의 원인을 해결할)
단숨에 세웠지만, 이렇게 넘어졌다.



한 가지 교훈을 얻었다.
나는 (감정을) 억압하는 것이
아직은 더 익숙하고 참는 것,
그리고 그렇게 계속 나를 몰고가 에너지를
고갈시켜버리는 선택편향을 갖고 있단 거.
이게 나에게만 그런 게 아닐 거다.
나에게 대하듯 다른 사람의 고갈시키는 감정도
그런 식으로 값싸게 다루어버린다는 것두 큰 문제다.

오히려 감수성이 풍부해 예민한 건
정말 다행이고 감사한 일인 셈이다.
오늘을 기점으로 화를 느끼자마자
인지하고, 적절하게 대처해나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관찰해보자.

화라는 폭발적인 에너지는
당장 관계가치를 좀먹는 방식이라면,
단기적이고 일차원적으로 소모되지만
관계를 성숙시키는 방향이라면
얼마든지 생산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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