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호 Dec 07. 2022

머나먼 어제

민규의 모습 #1

 

  민규와의 인연은 오래되었다. 의식주를 열기 이전, 사회적 사업의 일환으로 함께한 프로젝트가 첫 번째 만남이었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 자연스레 올라오는 사투리가 매력적인 이 친구는 주변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연결을 통해 이야기꾼의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우리는 각자의 공간에서 활동하고 각자의 시간에서 일상을 영위했다. 둘 사이의 시간을 생각해보면 꾀나 많은 시간이 흘렀다. 친한 동생으로, 그리고 작가로서 나름의 팬이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각자의 일을 핑계로 서로에게 온전히 시간을 내어준 적은 별로 없다. 민규와는 참으로 많은 역할과 관계로 얽혀 있는 듯하다. 전시공간 운영자와 작가, 같은 팀의 일원, 프로젝트의 기획자와 참여자 등 서로의 영역이 교집합 되는 순간들이 많았다. 

호수공원에서

  민규의 작업실에 가는 길은 다소 멀었다. 하지만, 그날은 도로를 달리는 차들이 적어 아주 오랜만에 고속도로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민규가 조수석에 앉아 많은 질문과 이야기들이 오갔다. 그간의 안부를 비롯해 내년에 있을 개인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의식주에 대해 만담을 나누었다. 도착하기까지 이십 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지만 한시간을 보낸 것 같이 정말 수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민규는 최근 지자체가 운영하는 레지던시에 입주했다. 내가 10살부터 20대 초반까지 성장기를 보냈던 곳, 인공호수가 존재하는 1기 신도시에 그의 작업실이 있다. 예술가에게 레지던시 입주는 매우 중요한 기점이 된다. 물리적으로 공간을 지원받는 것을 넘어 다른 작가들과 교류하여 운영기관에서 기획한 여러 가지 워크숍과 전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안정적인 환경과 탄탄한 프로그램 구성은 작업의 확장과 성장에 좋은 발판이 된다. 그렇기에 민규의 작업실에 방문하는 시간 동안 마음속 한가득 뿌듯함과 축하의 기운이 돋아났다. 앞으로의 시간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며 그의 작업실 이모저모를 기록했다. 


기록하는 사람 _ 박소호


민규의 작업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