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민이 떠난 후, 재근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여전히 무대를 장악했고, 여전히 "아직도 주색에 팔팔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럽에서는 변함없이 인기 있는 남자였다.
하지만 밤이 되면, 텅 빈 침대 위에서 수민의 체온을 떠올렸다.
아무리 진한 밤을 보내도, 수민의 숨결만큼 그를 채워주는 사람은 없었다.
재근은 매일 밤 그녀가 남긴 공허함과 싸웠다.
술로, 여자로, 무대의 열기로 그 구멍을 메우려 했지만 실패했다.
한 번은 공연 중에 관객석에서 수민을 닮은 여자를 보고 노래를 멈춰버렸다.
당황한 밴드가 즉흥적으로 연주를 이어갔지만, 그날 밤 공연은 최악이었다.
재근의 친구들은 걱정했다.
"무슨 일 있어? 요즘 너 이상해."
재근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냥 피곤해서 그래."
하지만 그의 웃음 뒤에는 깊은 상처가 숨겨져 있었다.
수민이 남긴 상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져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