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미래교육 시즌 1
슬기로운 미래교육 4부에서는 예술교육을 주제로 심보선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와 임민욱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교수가 발제했습니다. 우리 모두의 일상에 녹아 있지만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하기 쉬운 예술. 코로나 19시대에 예술계는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재난 상황일수록 사람들은 더욱더 창의성을 발휘하고,
연대하고 인간성을 발휘한다. _레베카 솔닛
심보선 교수는 인간이 재난 상황에 대응하는 3가지 수단, 인간성, 예술, 공동체를 키워드로 발제했습니다. 우선 심 교수가 관찰한 한국 예술계의 현재 상황을 설명했는데요. 문학계는 소비가 줄었지만 창작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기 때문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독자들과의 모임, 출판기념회 등 대면 마케팅 활동이 불가능해진 건 아무래도 아쉬운 상황이지만요. 공연계는 공연을 만들거나 무대에 올리는 게 완전히 불가능해진 상황이니 관계자들이 처한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고요.
창작자들과 직접적인 교류가 없는 일반인들도 예술계의 어려움을 몸으로 느끼고 있을 텐데요. 영화관, 미술관, 박물관 등 각종 문화 시설은 무기한 휴관 중이거나 부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코로나 19 초기에는 각종 VOD 서비스가 주목 받았지만, 이 현상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었죠. 배우와 제작진의 건강을 고려해 새로운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이 지연되고, 극장에 사람이 몰리는 걸 피하고자 블록버스터의 개봉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새로운 콘텐츠가 유입이 안 되고 있으니까요. (참고: 코로나19: 전 세계 봉쇄조치로 넷플릭스 가입자 1600만명 늘어)
심 교수는 예술가가 특별한 자격이나 기술로 인정받는 직업이 아니라는 데 주목했습니다. 예술가들은 함께 작업하고, 활동하고, 평가하면서 예술가가 되죠. 그렇기 때문에 예술가들에겐 동료성이 중요하고 연대와 결사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1차 세계대전 때는 다다이즘으로 예술가들이 공동 대응했는데 지금은 신자유주의로 인해 예술가들이 파편화되어 하나로 뭉치기보다는 각자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중이라고 하네요. 이럴 때일수록 동료 예술가들과 소통하며 꾸준히 작업을 이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코로나 사태는 우리 모두가 겪는 어려움이니까요.
코로나 19로 소비가 감소하고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당장 먹고 사는 게 어려워진 상황에 예술을 논하는 일은 우선순위에서 조금 벗어난 일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조금씩 외롭고 힘들 때 우리를 버티게 해주었던 게 바로 예술이었잖아요. 예술이 없는 세상은 너무나 삭막해질 테니, 예술가들이 지쳐 쓰러지지 않도록 우리가 함께 앞으로 걸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임민욱 교수는 ‘학교 현장에서 공동체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발표를 해주었습니다. 뉴욕, 런던, 프랑크푸르트 등 세계 여러 곳에서 기획했던 임 교수의 전시가 연기되고 취소되면서 임 교수는 ‘내가 지금 이 상황에 작업을 계속 진행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회의에 빠졌다고 합니다. 학생들에게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었다고 하고요.
코로나 19로 인해 학교 현장 교육이 어려워지면서 실습이 중요한 영역은 교육이 거의 불가능해지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작업 과정이나 작업물을 실제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한 교육이나 피드백, 평가가 이루어질 수 없었기 때문인데요. 특히나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경우 1년 동안 졸업 전시를 준비하는데 그 과정에 차질이 생겨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학생들이 알아서 기획, 홍보, 전시를 준비하고 운영했는데요. 학생들이 스스로 불안과 불화를 다루는 걸 보면서 학교는 단순히 스킬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자발적 배움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심보선 교수에 이어 임민욱 교수도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공동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는데요. 꼭 예술계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이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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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쏭
크리킨디센터의 소식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