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꺼져 병신아"
시작부터 욕해서 미안해요. 어쩔 수 없었어요. 이게 오늘 핵심 키워드거든요.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 예전부터 이상하게 거울을 볼 때마다 마음속에서 저 욕이 떠올랐었어요.
오랜 기간 제가 저러고 있다는 것도 아예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10년 전쯤 처음 알아차렸을 때 일부러 욕하고 싶은 누군가를 떠올리며 그 상대에게 하는 욕이려니 혼자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그리고 얼마 후에 깨닫게 되었죠.
이 욕은 내가 거울 속의 나에게, 나 스스로에게 하는 평가라는 사실을요.
왜 나는 나를 스스로 욕하고 있을까를 설명하려면 저의 까맣고 바싹 마른 기억들을 다 꺼내야 하니까 오늘은 각설할게요.
다들 뭔가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잖아요
이를테면 경제적 성취라든지, 아니면 사회적 명성 이런 거요.
지난 제시간들을 떠올려보면 저는 참 지독하게도 '마음의 평안'을 바라고 구하며 살아왔던 것 같아요.
진짜 참 오래도록
뭐 좀 나아지려나 싶어
끈질기게, 굳이,
이리 쿵 저리 쾅 부딪히며 삐걱거리기도 참 많이 했네요.
그런데 정말 다행히도 그게 다 저를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드는 의미 있는 노력이었어요.
그 노력 덕분에 실체 없이 그저 파랑새 같았던 '행복'이 뭔지 저만의 기준을 정립했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이유로 행복하거나 그렇지 않은지도 알게 되었고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도
더 나아지려고 노력할 수 있는 내력도 가지게 되었어요.
이런 여러 모양을 가진 저를 보며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되었고요.
마침내 저를 향해 "꺼져 병신아" 가 아닌, "잘했어" 라고 말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저의 삐걱삐걱은 앞으로도 계속 되긴 하겠지만
그래도 제일 어려운 것들은 이렇게 얼추 이뤄놨으니까
이제 상대적으로 쉬운 '부귀영화'와 '이쁜 외모'를 갖추기 위한 노력만 하면 될 것 같아요.
아, 이거 사실 웃기려고 농담으로 한 이야기긴데 생각할수록 맞는 말 같은 게...
너무 좋은데?!+_+
저 잠깐 스스로 좀 자랑스러워 할게요.
좋아, 잘했어 나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