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polisopher
Feb 18. 2022
상옥아 무슨 꿈을 꾸니?
베를린 영화제 수상을 접하고
홍상수의 '소설가의 영화'가 베를린 은곰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다. 여기에 이끌려 전작인 '당신 얼굴 앞에서' 앞에 또 앉았다. (스포 조심)
죽음을 앞두고 있는 상옥은 미국에서 한국으로 넘어와 동생 정옥의 아파트에서 보낸다.
Day 1.
아침, 정옥의 방에 찾아온 상옥은 깊이 잠들어 있는 그녀를 상념에 잠겨 바라본다.
*
그날 상옥은 모처럼 동생과 옛 추억을 나눈다. 과거 짧은 경력의 배우였던 그녀를 알아봐 주는 사람과 우연히 마주친다. 무엇보다 배우로서 자신을 인정해주는 감독을 만나 내일 당장 영화를 찍자는 제안을 받는다. 그녀는 취했고 눈물을 훔친다.
*
Day 2.
아침, 상옥은 첫날과 다름없는 차림으로 곤하게 잠을 자고 있던 정옥을 바라보며 깨우듯 말한다.
정옥아! 정옥아! 무슨 꿈을 꾸니?
하지만 정옥은 일어나지 않는다. 상옥이 깨우려는 이는 정옥이 아닌 바로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삶, 상옥에게는 혈육과의 정, 낯선 시민의 관심 그리고 유능한 감독으로부터의 인정과 성적 끌림은 지속할 수 없는 꿈일 뿐이다. 그래서 자신의 타자를 깨웠던 것이다.
상옥아! 상옥아! 무슨 꿈을 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