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동이 있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조직의 인사라는 게 그렇지만.
팀을 옮기기 직전까지 열심히 일을 했다.
상사와의 합도 잘 맞았고,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새로운 팀은 편한 곳이었다.
일도, 사람도 무난했다.
바쁜 시즌은 있지만, 평소에는 일을 벌여서 하지는 않는 평온한 분위기다.
덕분에 일이 줄었다.
처음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원래의 반의 반 정도가 된 것 같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제야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
내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기회를 코 앞에서 놓쳐버렸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인정욕구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오히려 인정에 목말라 있는 쪽에 가까웠다.
인정을 갈구한다는 행위가 초라해 보여서,
궁극적으로는 인정욕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당위 때문에
외면하고 있었을 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일로서 보여주고 싶었다.
예전 같았으면 일이 없으면 편하다고 좋아했겠지만,
지금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현재 난 기로에 서 있다.
무색무취로 살고 싶지는 않다.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새로운 일들을 시도해 봐야겠다.
어쨌거나 복에 겨운 고민이다.
편한 게 문제라니.
내 상황에,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내 본다.
스스로 직장생활의 의미와 재미를 규정해야 한다.
더 자유롭고, 강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