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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없는 캄보디아 대사관에 국민들이 분노한다

by 모네

캄보디아 대사관 국정감사를 봤다. 여야 할 것 없이 잘못을 지적하고 있었다. 인기끌려고 비상식적으로 고함을 치고 모욕 주는 의원들은 없었는데 캄보디아 대사 대리는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태도가 아니라 짜증 난다는 표정이 가득했다. 사실 관계를 물어도 제대로 준비하고 나오지 않아 두루뭉술 말했고, 정보력도 외교력도 없어 보였다. 뭘 물으면 언론보도를 통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아니, 어떻게 현지 파견된 외교관이 한국 언론보다 정보가 늦다고?


한 의원은 경찰 영사에게 그래서 이미 벌어진 일, 이제 어떻게 앞으로 대책을 세우면 좋겠냐고 수사 전문성이 있는 사람으로서 뭐가 필요하고 어떻게 보완이 필요한지 말해보라고 하는데 아무 생각이 없다. 인원이 얼마가 필요하다 현지 경찰과 어떤 협업이 필요하다 등 필요한 걸 말하라는데도 중얼중얼할 뿐이다. 그리고 대사대리는 계속 범죄성을 알고 간 사람들이라는 걸 강조한다. 그럼 그 사람들이 범죄자라고 계속 거기서 범죄하면서 선량한 국민들 등쳐먹게 계속 두는 게 괜찮은가? 심각한 대규모 범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손 놓고 보기만 할 건가? 그리고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호해야 할 국민이 아닌가? 전과가 있으면 생명이 어떻든 대충 도와도 되는 건가? 대책마련을 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


더 가관인건 범죄단지에서 어떻게든 자력으로 도망친 국민에게 8시에 문을 연다고 못 들어오게 한 것이다. 외교부 해명으로는 뭐 8시 전에 조력을 했다는데 피해자가 재반박을 하며 녹취록을 공개하는 등 억울해했는데, 대사관측이 경비초소에 있을 수 있게 연락을 끝까지 안 해줘서 두려움을 느끼며 시간을 때웠다는 거다. 사실 관계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타국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국민의 절박함과 두려움을 가득 느낄 수 있다. 제보자는 8시 딱 돼서 직원이 와서 들어오게 해 줬다고 한다.


뭐 자기네들 핑계는 많을 거다 워낙 전화가 많이 와서 일일이 다 사정을 봐줄 수 없다든지, 위험한 테러리스트일 수도 있으니 문을 함부로 열어주지 못한달지, 인력이 부족하달 지 등등. 그러면 그렇게 구해달라는 전화가 많이 오고 현지에 가있으면 그 나라 동향을 수집할 텐데 여태까지 손 놓고 있었다는 게 더 어이없다. 인력을 보강해 달라고 하든지 사안의 심각성을 본부에 전달을 지속적으로 하든지. 오히려 취재진들이 제보를 받아 구출을 하고 있다는 게 촌극이다.


영혼 없는 공무원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지점이다. 법 절차 규칙에 따를 의무 위에 있는 것이 국민에 대한 책임과 의무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의 보호가 가장 최상위의 가치란 말이다. 이것이 이론적, 실무적,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공직 윤리이다.


뭐 자신의 근무시간, 워라밸 중요하겠지, 그런데 전날부터 쫓긴다고 연락이 왔고 새벽부터 밖에서 기다리는 걸 알면 아무리 근무시간 전이라도 피신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것 아닌가? 8시 전에 못 들어오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원칙적으로 응대한 그 직원은 행정 윤리에서는 윤리적이지 못한 사례가 된다. 법, 절차를 최상위 가치로 두는 사람이니까. 아니, 법 절차는 핑계이고 자기가 안락하게 누릴 그 시간이 더 높은 가치를 가진거다. 아무리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고 하고 결국 그 사람이 잘못되더라도 영혼도 심장도 없을 테니까 아무렇지 않겠지. 고수익이나 찾으러 범죄 소굴로 들어갔다가 죽었다고 한심하다고나 생각하겠지.


국민을 섬기는 마음도 없고 실력도 없는데 파견된 직원들은 왜 그자리에 앉아있을까? 공직의 직업 안정성의 폐해다. 최선을 다하지 않고 인력부족 탓 범죄자탓만 하는지 아닌지는 국민이 안다.


오늘 친한 동생이 외시에 합격하였다고 알려주어 너무 기뻤다. 그러면서 당부했다. 캄보디아 대사관 직원들처럼 국민에게 발암 공무원이 되지 말고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윤리적인 공직자가 돼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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