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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쟌카 Aug 22. 2019

[영화의 음악2] The Immitation Game

영화 음악의 해독

2015년 개봉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15년 개봉작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영화. 또한 베네딕트 컴버배치 출연작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이 나치 독일의 암호기 '애니그마' 해독에 성공하며,

제2차 세계대전 종전(終戰)을 앞당기고 수만 명의 목숨을 구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https://youtu.be/tyezUnJnYYQ


Alexandre Desplat 작곡 - <The Imitation Game> OST 앨범. 아래 더보기를 누르면 트랙별로 시간이 나뉘어져 있다.


앨범의 첫 번째 트랙인 'The Imitation Game' 은 이 영화의 정수를 담은 음악이다.

장엄함, 씁쓸함, 추운 겨울밤 등을 연상케하는 이 곡은 f minor 주제 내 비교적 높은 음역대의 스트링과 윈드 사운드를 담고 있다. 특히 반복적으로 구성된 아르페지오 패턴은, 복잡하고 얽기섥기 구성된 애니그마와 그를 풀어내려는 튜링의 머릿속 움직임 을 보여주는 듯 하다. 영화를 보고나서 음악을 들으면, 마치 애니그마를 풀기 위해 투입된 튜링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을 다시 보는 듯 하다. 이 트랙의 주제(theme, f-g-a♭-c-c-b♭-b♭-a♭-a♭)는 첫 번째 소개될 때 연약하고 절절한 느낌으로 스트링으로 연주되고, 두 번째 recurring theme에서는 퍼커션과 함께 좀 더 웅장한 느낌으로 연주된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전혀 잊혀지지 않는 주제이다.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인만큼 음악 역시 그렇다.


두번째 곡 Enigma (2:37-). 실로 소름끼치는 곡이다.

곡의 전반부 스트링이 만들어내는 불협화음과 이상하리만큼 깨끗하고 영롱한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독일 나치의 끔찍한 악행을 모두 기록하고 암호화 했던 장치 Enigma 가 이 곡의 제목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서늘한 기분이 드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곡의 중반부는 예상하지 못할 만큼 갑자기 스트링의 스타카토 연주로 변이하는데, 뒤에 둥둥 깔리는 퍼커션 소리와 스트링의 절도있는 스타카토는 마치 표정없는 군대가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그린 듯 하다.


열일곱번째 곡 The Apple (40:20-) 앨범의 가장 서정적인 곡. 동성애자로써 인생의 끝 비참한 선택을 해야했던 앨런 튜닝의 기분이 이랬을까? 필연적인 선택을 종용하게 하는 쓸쓸함과 비참함을 담아낸 곡이다. 전쟁이 끝나고 기밀 임무에서 해제된 튜링은 이후 동성애자로 체포되고, 징역형을 선고 받는다. 법정은 2년의 수감, 혹은 강제적인 여성 호르몬 주사법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고 튜링은 연구를 위해서 호르몬주사를 선택하지만 이는 튜링에게 치욕과 우울증만을 안겨준다. 한 때 Apple 社의 애플 로고가 천재 과학자 앨런 튜닝이 자살 도구로 쓴 청산가리가 든 독사과를 본 따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말이 있었다.


본 영화 음악의 작곡가인 Alexandre Desplat의 고유의 능력은 OST에 영화의 정수를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라 하는데, 실로 앨범 중 그 어떤 곡도 이 영화의 장면이 떠오르지 않는 곡이 없다.


대단한 작곡 능력이자 영화 해석이다. 작곡가는 "현존하는 최고 영화음악 작곡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Alexandre Desplat.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Shape of Water> (물의 형태) OST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바 있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뮌헨 심포니 등에서 지휘하였었으며, 지금까지 50편이 넘는 오페라, 발레, TV, 연극의 주제곡을 작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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