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로봇 호텔, '헨나호텔 서울 명동' 리뷰
느슨해진 호텔 업계에 긴장감을 줄 ‘이상한 호텔’의 등장!
안녕! 신상 호텔 컬렉터 CORAL이다. 오늘은 또 얼마나 특별한 신상 호텔을 취재하러 명동역에 왔냐면,
명동 골목 사이에서 모던한 블랙&그레이 톤의 외관을 자랑하고 있는 ‘헨나호텔 서울 명동’이 그 주인공!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는 외관이 벌써부터 일본 특유의 스타일을 드러내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겉모습과는 달리 안은 반전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데…
본격적인 호텔 소개 전, 어김없이 찾아온 CORAL의 호텔 설명 시간!
*헨나호텔(変なホテル)?
헨나호텔은 일본의 종합 여행사 ‘H.I.S. 호텔 홀딩스’가 2015년에 처음으로 오픈한 ‘세계 최초의 로봇 호텔’이다. 현재까지 일본 내 총 19개의 지점이 있으며 해외 첫 지점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올해는 조만간 뉴욕에 해외 2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한다.
헨나호텔의 이름에서 ‘헨(変)’은 계속해서 ‘변화한다’는 뜻과 동시에 ‘이상한’이라는 뜻도 있어서 의도치 않게 ‘이상한 호텔’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로비에서 응대하는 로봇들이 한몫하는 듯). 하지만 호텔의 본 의도는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의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셀프 체크인과 로봇을 통한 최첨단 서비스를 제공해 일상의 패턴에서 벗어나 변화를 약속하는 호텔을 추구하고 있다고.
우선 호텔에 들어서면, 우주우주한 실버+화이트 톤의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우측에 위치한 레스토랑은 조식 파트에서 소개하도록 하고 일단 호텔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이렇게 로비 모습이 펼쳐진다. 우주선에서 영감을 얻어 미래 지향적인 모습을 연출한 인테리어가 아주 신선하게 다가왔다. 공룡과 로봇 조합은 적어도 지구상에선 볼 수 없는 조합이긴 하지…
공룡을 조금 가까이 가서 살펴보자 센서가 반응해 엄청나게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사전조사를 하고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상태로 갔지만 실제로 들으니 생각보다 사운드가 커서 조금 놀랐다(휴우). 그리고 체크인 카운터를 지키고 있는 두 명(?)의 로봇 직원들.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까지 무려 4개국어가 가능한 엘리트 직원들이다.
그리고 한쪽 벽면에서 충전을 하고 있던 딜리버리 로봇. 평소에 일이 없을 땐 이곳에서 대기를 하는 것 같았다.
체크인은 로봇 직원이 도와주는 건 아니고 직접 셀프 체크인을 해야 한다. 절차는 간단했고, 카드 키까지 발급 가능하다.
Editor's TALK|체크인은 오후 3시, 체크아웃은 오전 11시. 셀프 체크인 기기를 사용해 체크인을 진행하기 때문에, 단 1분이라도 얼리 체크인은 불가능하다.
혹시 체크인 기기 사용이 어렵거나, 다른 용무가 있을 시에는 이 직원 호출 전화로 통화를 하면 진짜 사람 직원분이 나오셔서 도와주신다. 조식 현장 결제 시에는 직원을 호출해야 한다고 사전에 유선으로 안내받아 따로 여기서 결제를 도와주셨다. 이제 체크인을 마쳤으니, 객실로 올라가 볼까?
객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쪽 공간이 굉장히 우주 정거장스러워서 마치 영화 세트장에 있는 것 같았다. 객실은 1층부터 8층까지 있고, 내가 배정받은 층은 7층!
7층에 도착하면 이렇게 긴 복도가 두개로 나눠서 펼쳐진다. 일본 호텔답게 콤팩트한 룸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느낌.
헨나호텔에는 트윈룸, 더블룸, 트윈 엑스트라, 스위트룸 총 4개 타입이 있는데, 나는 그중에서 더블룸을 예약했다. 객실들도 마찬가지로 최소한의 요소로 구성해 우주 공간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뭔가 우주 정거장 안에 있을 법한 콤팩트한 객실 느낌이었다. 우주인이 된 기분!
*예약정보
-타입: 더블룸
-인원: 2인 기준
-크기: 약4.9~6.2평(16.45~20.41m2)
-가격: 76,456(조식 불포함/공식 홈페이지 예약)
*예약일, 할인혜택에 따라 가격 변동 가능
객실에 들어서자마자 미니바와 벽부터 보여서 ‘아 평범한 구조는 아니네?’싶었다. 가운데 가벽을 기준으로 미니바 공간과 침실을 구분 지었다.
우선 침실부터 살펴보자면, 침대는 더블 사이즈로 전 객실 최신형 플렉스 스프링을 장착한 에이스 침대가 비치되어 있다. 매트리스에 누워 보니 꽤나 푹신한 편!
침대 위에는 배스 가운 두 벌이 있는데, 흔히 호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타월 소재의 가운이 아닌 뭔가 만질만질한 면 소재의 가운이었다.
침대 헤드에는 조명과 마스터키, 각종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USB 포트가 있다. 나름 고속 충전이 되긴 했지만, 콘센트가 없어서 이 부분은 조금 불편했다.
그리고 헨나호텔 객실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기가 지니! 최근 몇 년간 하얏트, 메리어트 등 글로벌 체인 호텔들에서 AI 호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KT와 손을 잡고 기가지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객실 조명이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컨트롤러와 음악 감상, 물품 요청 등 모든 서비스들을 스마트하게 이용 가능하다. 물품 주문 시에는 아까 만난 룸 딜리버리 로봇이 객실까지 배달해 준다고 해서 객실 소개 후에 주문해보려고 한다.
침대 옆쪽에는 아주 미니미 한 테이블과 스툴 2개가 놓여있다. 테이블 사이즈는 노트북 한 개 두기에도 벅찬 느낌이어서 조금 아쉬웠다.
침대 맞은편으로는 올레TV 서비스를 제공하는 50인치 IPTV가 있고, 그 아래 선반을 열면 물건을 올려 둘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객실에서 생각보다 콘센트를 찾기 어려웠는데 이렇게 숨겨져 있었다.
드레스룸 대신 벽에 설치된 행거에는 옷걸이와 슬리퍼 2개가 비치되어 있다. 슬리퍼 사용감은 얇고 평범했다.
그리고 객실에 들어오면서 지나친 미니바. 현미녹차 티백 2개와 무료 생수 2병, 미니 사이즈 금고와 전기포트가 있다.
이 객실의 또 다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삼단 분리 욕실. 세면대, 욕조, 화장실이 모두 각각 문이 있는 독립적인 공간에 위치한다. 세면대 공간과 욕조 공간은 그래도 이어져 있는 구조긴 했는데, 화장실은 객실 문 열자마자 바로 오른쪽에 동떨어져 있다. 욕조는 700X1200 사이즈로 전형적인 일본 비즈니스호텔에 가면 만나볼 수 있는 아담한 사이즈!
일회용 어메니티는 화장솜과 면봉만 준비되어 있다. 칫솔이나 면도기 같은 건 별도로 챙겨오거나 요청 시 유료로 구매 가능하다. 샴푸, 컨디셔너, 샤워젤 같은 어메니티들은 다회용 디스펜서에 담겨있다. 사용감은 기억에 남는 특별한 느낌은 아니고, 무난했다.
그리고 기가 지니를 통해 물품을 시켜보았는데, 아주 크리피한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딜리버리 로봇이 도착했다. 잘 찾아왔구나!
물건도 내가 요청한 것대로 잘 가져왔다. 서랍을 열고 물건은 꺼낸 뒤 서랍을 꽉 닫으면 알아서 자동으로 출발한다.
로봇이 잘 가나 확인하려고 이 친구를 따라가봤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엘리베이터가 오지 않았다. 몇 분 뒤, 엘리베이터가 이제 왔나? 싶었는데 그 안에서 직원분이 내리셨다. (상상도 못한 정체!) 알고 보니, 로봇이 오류가 나서 데리러 오신 것… 아직 초기여서 그런지 자주 고장이 나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요즘 일본 MZ 세대 사이에서 굉장한 유행이라는 호캉스 인증샷이 있는데, 바로 도한놀이(渡韓ごっこ)다! 위 사진처럼 한국 식당, 가게 등이 모여있는 도쿄 신오쿠보를 찾거나 호캉스를 하며 한국 여행 온 것처럼 인증샷을 남기는 거다.
짠! 그래서 나도 일본 여행을 간 것처럼 인증샷을 찍어보았다. 실제로 여행은 간 건 아니지만, 일본 체인 호텔에서 이런 분위기를 연출하니 잠시나마 여행 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헨나호텔의 부대시설은 아주 콤팩트하다. 지하 1층에 코인세탁실, 제빙기, 흡연실이 모두 모여 있는데, 세탁실은 간단하게 세탁할 일이 있는 분들이 쓰기에 적당한 사이즈다.
조식은 1층에 위치한 ‘Table-B’라는 레스토랑에서 먹을 수 있다. 여기도 로비처럼 우주선을 타고 있는 듯한 인테리어다. 특히 벽면에 있는 우주 전경의 액자가 분위기를 더한다.
Editor's TALK| 조식 운영시간은 오전 6시 30분부터 오전 10시까지(라스트 오더 9시 30분), 가격은 16,500원
원래는 뷔페로 조식을 제공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때문에 도시락 형태로 세 가지 세트(양식, 일식, 한식) 중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나는 양식 위주의 A 세트 선택!
구성은 나름 알차다. 크루아상 샌드위치, 해시 브라운, 소시지와 스크램블 에그, 샐러드, 과일과 디저트 류까지! 기다리면서 따뜻한 커피도 함께 주셨다. 주문하자마자 만들어 주셔서 따뜻하고 맛도 괜찮았다.
일단 호텔 위치가 너무 괜찮다. 명동역 10번 출구에서 단 2분 거리인데다 명동 메인 거리까지 5분 정도 걸렸다. 사실 지금은 관광객이 없는 명동 거리여서 한산하고 조금 쓸쓸한 분위기였지만, 상황이 개선돼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면 가성비 있게 투숙하기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관광객 외에도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딜리버리 로봇과의 티키타카라던가 편리하게 기가 지니를 사용해보고 싶은 분들에게도 신선한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 이만 다음 호텔 리뷰에서 만날 때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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