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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Oct 25. 2024

배달에서 테이블 오더까지...

디지털 혁명이 바꾸는 상업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거래의 온라인화가 갈수록 가속화되고 확대되고 있다. 2000년대에만 해도 상가수첩을 뒤적이며 음식 배달을 찾았는데 이제는 모두 배달앱으로 거래되고 있다. 한국의 배달앱 거래 시장은 무려 26조원이고, 수수료도 10%에 이를 정도로 커졌다. 택시 호출 역시 약 2.5조원의 시장이며 식당에서 태블릿을 이용한 테이블 오더는 1천억원이다. 그렇게 오프라인 거래의 온라인화는 파죽지세로 확대되고 있다. 이제 식당에 가서 먹는 음식조차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고 있다. 이처럼 점점 온라인화되어 가는 오프라인 거래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대되어가고 있다. 편리함 이면에는 불합리함도 있기 마련이다. 얻고 잃은 것은 무얼까?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23년 연결 실적 기준으로 약 7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중 80%는 독일 딜리버리의 합작법인인 우아DH 아시아에 배당금으로 지급된다. 카카오의 2023년 영업이익이 5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미 우아한형제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높다. 국내 1위의 이커머스 사업자인 쿠팡의 영업이익 6174억보다도 많다. 배달의민족이 이렇게나 많은 이익률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서 수수료를 인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 배달의민족 앱에서 주문한 음식 건당 1000원의 수수료를 받던 방식에서 음심값의 약 10%로 변경하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었다. 게다가 배달료까지 개별적으로 과금하면서 더욱 이익률은 증대되었다. 무엇보다 배달의민족은 시장 점유율이 약 60%에 이를만큼 압도적 1위이기 때문에 정하는 것이 곧 표준이 되고 법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용자와 음식점 그리고 배달기사는 처음에는 편했지만, 이제 이 플랫폼에 갇혀 음식점은 광고와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고, 사용자는 더 비싼 값을 지불하고 배달음식을 시켜야 한다. 배달기사 역시 플랫폼의 배달비 정책 변화나 수수료 인상 등에 따른 불합리함에 노동 조건이 악화될 수 있다. 그렇게 오프라인의 온라인화 과정에서 편리함 이면에는 플랫폼 독점 기업의 횡포로 인한 독주가 동전의 양면처럼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독점의 폐단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경쟁 플랫폼이 건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택시 호출 플랫폼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택시 시장 규모는 10조원 가량이며, 이중 택시 호출앱을 이용한 거래액은 2.5조원으로 추산된다. 카카오T의 시장점유율은 무려 90%를 넘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카카오T의 택시 수수료 정책은 탭시업계와 합의하며 변경되어 오고 있는데 2023년 12월 기준으로 대략 2.8%이다. 대중교통 시장이 시민 편의에 주는 영향력과 택시업계의 목소리가 크다보니 공정거래위원회, 국토교통부, 지방자치단체 등이 규제와 제재를 하고 있어 배달앱 플랫폼처럼 플랫폼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조정하고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적 위치를 바탕으로 배차 기준이나 가격 정책, 수수료 부과 기준 등을 암암리에 조정하는 불공정한 관행을 100% 원천 차단하기란 어렵다. 앞으로 택시 호출앱을 이용한 택시 이용의 비중이 25%를 넘어 50%가 넘어가면 더욱 플랫폼 영향력은 커질 것이며 그렇게 거대해진 플랫폼의 지배력은 통제가 쉽지 않게 된다.


식당 등의 외식업체에서 사용하는 무인주문기 역시 플랫폼화가 되어가고 있다. 국내 외식업체 중에 이같은 무인주문기 즉 테이블 오더를 사용하는 곳은 아직 10%도 되지 않는다. 연매출 1억원 이상으로 테이블오더의 잠재적 도입 매장으로 추정되는 곳만 해도 30만개라서 테이블오더 플랫폼은 앞으로 더 큰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이미 배달시장과 숙박중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플랫폼 기업인 우아한형제들과 야놀자도 식탁 위 플랫폼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테이블오더 플랫폼에서는 태블릿 등의 기기 도입과 주문, 간편결제 등의 다양한 솔루션들이 필요해 이런 서비스 사용 과정에 다양한 수수료 부과가 가능하다. 그렇게 기존 오프라인으로 거래되던 우리 일상의 많은 영역들이 온라인화가 되어가고 있다.


편리함이란 미명 아래에 자칫 플랫폼 독점 기업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소비자와 자영업자, 근로자들의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런만큼 소비자와 자영업자, 근로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플랫폼 기업의 일방적인 정책 변경이나 수수료 인상을 견제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즉, 디지털 혁신이 가져오는 편익을 최대한 누리되, 그 이면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접근이 요구된다. 기술 혁신과 사회적 가치의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 편리함 이면에 숨겨진 비용과 리스크를 인지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잃는 것은 무엇이고, 얻는 것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 그래야만 기술의 발전이 진정한 의미의 사회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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