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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뚜왈 Feb 18. 2024

추억의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첨밀밀, About time

모처럼 밤 마실을 나갔다.

어머니가 분가하신 후에는 밤외출을 거의 안했다.

저녁때 데이케이 센터에서 돌아오시면 저녁약을 드리고

양치를 한 번 더 해드린다.

침대에 누우시면 거의 아침까지 깨지 않고 주무신다.

와이프는 먼저 집으로 가고

그래도 나는 불안하니 밤 늦게 까지 있다가 집으로 돌아간다.


H가 친구들이 모여 있는 식당을 알려주었다.

집에서 입는 츄리닝 바람으로 나갔다.

늦은 시간이라 몇 몇은 횟집에서 귀가했고

H, M과 셋이 LP바에 갔다.

맥주를 마시며 노래를 신청하는 곳이다.


나이들을 먹어서 인지 옛날 얘기를 많이 한다.

M이 추억의 '첨밀밀' 본 애기를 한다.

같은 영화인데 요즘 다시 보니 전에 몰랐던 내용을

알게 되고 새로운 사실을 꺠닫게 되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서 일까? 연륜이 쌓여서 일까?

가는 청춘이 아쉬워서 일까?

H도 그 말에 맞장구 친다.

나는 그 영화를 보지 못했다. 들어만 봤다.

나에게 그런 영화는 "냉정과 열정 사이"라고 했다.

헤어진 남녀가 재회하는 스토리가 비슷할 거 같았다.

'첨밀밀'이 궁굼해졌다. 집에 가서 봤다.

'냉정과 열정사이'도 희미한 기억을 되살리려 다시 봤다.


<첨밀밀>


1986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직전,

소문과 이교는 따로따로 같은 열차를 타고

새로운 세상 홍콩으로 갔다.

우연히 만난 두 남녀는 점차 가까워 지고

사랑이 싹트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군은 약혼녀가 있었고

홍콩에서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러는 사이 이교는 주식으로 전재산을 다 탕진하고

마사지 샵에서 일하다 조폭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 남자는 어려운 형편의 이교를 도와준 자상한 남자였다.

이교는 홍콩에서 부동산으로 큰 돈도 벌고 기반을 마련했다.


그런데 그 남자는 대만으로 도망하는 신세가 되었고

이교에게 이제 이곳에 남아 다른 남자를 만나라고 했으나

이교는 모든 걸 버리고 그 남자와의 의리를 지키며 따라 갔다.


한편, 소군의 아내는

소군과 이교 사이를 알게 되었고 소군을 떠났다.

소군은 뉴욕으로 가서 식당에서 새출발을 시작했다.

이교와 조폭남자도 대만을 거쳐 뉴욕으로 도망갔다.

조폭남자는 뉴욕 어린 양야치들에게 총에 맞아 죽게 되었다.


그 떄 등려군의 사망 소식이

거리의 텔레비젼에서 흘러나왔다.

길을 가던 두 사람은 우연히 같은 전파상 앞에서

그 뉴스를 보며 나란히 서있게 되었다.

먼 길을 돌고 돌아 10년 만에 재회한 두 남녀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인생은 영화 같다. 우리 모두 자기 삶의 주인공이다.

다른 영화에도 출연하지만 조연에 불과하다."



<냉정과 열정사이 >


아빠의 나라 일본에 유학온 아오이,

그런 아오이를 사랑하게 된 준세이

두 남녀는 서로 사랑하지만

준세이 아버지의 반대와 서로 오해해 결국 헤어진다.


아오이는 어릴 때,

"피렌체 두오모는 연인들의 성지이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장소"라고 준세이에게 말한다.

그러면서 자기 서른 살 생일날

피렌체 두오모에 같이 가 달라고 말한다.


영화는 1990-2001년

준세이와 아오이의 길고 끈질긴

냉정과 열정 사이를 다룬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미술과 빛은

영화를 보는 내내 복선을 깔고 있다.

그 중 보라색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듯,

준세이의 방, 아이오의 가방과 우산,인테리어,

보라색 아이리스 꽃등 곳곳에 등장하는 보라색은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사랑을 잘 표현해 준다.


장면의 전환을 의미하는 봄


1994년 봄


"미술 복원가는 작품에 생명을 불어 넣고

긴 세월 동안 잃어버린 빛깔을 되찾아 준다."

준세이와 아오이의 사랑이 아닐까?


1990년 봄


준세이의 아이를 갖게 되지만

준세이 아버지의 반대로 둘은 헤어짐.

레코드 가게들은 없어졌지만,

그들의 추억은 그들의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있다.


1994년 봄


그녀가 좋아하는 아이리스 꽃과 향수.

아이리스는 무지개를 뜻하는데 사라지는 듯 하지만

여전히 무지개는 다시 떠오르고..


1997년 봄


친구를 통해 아오이 소식을 들은 준세이.

밀라노 어는 보석가게에서 일하는 아오이를 찾아감.

수많은 보석 중 유일한 보석 아오이


1999년 봄


마빈과 아오이 헤어짐.


2000년 봄


메미와 준세이 헤어짐.

끝은 반드시 시작을 알림. 시작과 끝은 결국 같은 게 아닐까


2001년 봄


세기의 전환. 시작을 알림.

루도비코 치골니의 작품을 복원

사라진 무지개를 다시 뜨게 하고

준세이와 아오이의 사랑도 다시 뜬다.

20살 때 캠퍼스에서 듣던 그 첼로 연습생이 10년 후..

그의 연주를 같이 듣게 된 준세이와 아오이..


밀라노 기차역 플랫폼에서

둘은 서로를 마주 보고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번진다.

결국 그들의 사랑은...

시작과 끝이 같은 기차역에서 그들은 다시 만나게 되고,

아마 시작일 것이다.


연인들을 위한 성지

Eternal Love 불멸의 사랑.

피렌체 두오모는 꽃의 성모 마리아란 뜻이다.

아버지를 여읜 아오이.

어머니를 여읜 준세이.

서로의 결핍은 둘을 맺게 하는 이유가 되고,

마리아와 예수의 관계처럼

준세이와 아오이도

불가분의 관계로서

서로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모처럼

옛 추억도 소환하고

한동안 마음이 촉촉해졌다.


"다시 돌아가 맞는 최고의 날이 우리가 무심코 지나가 버리는 일상"

오늘이 특별한 날임을 깨달았다.



https://youtu.be/-n_Kw19q2bM?si=ZqIOJlWEtdIh5UxB


https://youtu.be/9n11uusKHEA?si=Qrzn6SspsRUdaP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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