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드는 치즈에 위로받는 겨울밤
십수 년 전부터 겨울에 빼먹지 않고 차려 먹는 요리가 있다.
바로 라클렛 치즈를 이용한 그릴 요리.
쉽게 라클렛 요리라고 하자.
스위스 발레(Valais) 지방의 요리로 알려져 있다.
라클렛 raclette 은 프랑스어로 “긁어내다”라는 뜻의 '라클레르(racler)'에서 유래된 이름인데 양치기들이 주로 먹던 음식이라고 들었던 것 같다. 퐁듀와 함께 추운 겨울 체온을 올리는 고열량 음식의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처음 내가 라클렛 요리를 알게 된 것은 15-6년 전 즈음인데 그때는 작은 스위스 레스토랑이 한남동에 있었다. 비손 옆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때는 지인을 통해 수입한 라클렛 치즈를 직접 슬라이스 해서 먹었다는..
그릴도 3개나 있었는데 그건 어딘가로 빌려주고 그러다 보니 실종. 요즘은 지원언니가 물려주신 wmf 그릴로 해 먹고 있다.
당최 모임을 다 취소하고 보낸 연말, 연초라
라클렛 그릴을 꺼낼 일이 없을 듯하여
새해 연휴에 혼자 자분자분 차돌박이에 팽이버섯을,
묵은지 씻어서 부추 넣고 돌돌 말아 감자와, 버섯, 채소들을
준비해서 혼자 라클렛 타임.
다른 것들은 다 생략해도 감자와 꼬니숑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알감자도 좋지만 포슬 하게 삶아낸 감자 위에
녹진하게 녹아든 라클렛 치즈를 얹어 먹는 행복이란.
요즘은 슬라이스 된 라클렛 치즈가 나와서 너무나 편하다는.
(구르메 f&b에서 수입)
팽이버섯도 이렇게 싸서 한입에-
나는 식빵도 같이 그릴에 올려 구워서
이렇게 반 접어 샌드위치처럼 즐기기도 한다.
라클렛 치즈는 가격도 좀 있는 편이라 많은 식구들과 먹을 때에는 그뤼에르도 함께 잘라서 더 꼬릿 한 향을 더해 먹기도 한다.
겨울 화이트, 레드 가릴 것 없이 와인을 쭉쭉 부르는 맛!
라클렛 그릴이 따로 없어도 코팅 팬에 약한 불로 녹여 먹기도 하고 감자 삶은 것에 치즈 한 장 올려 발뮤다에 녹이기도 한다. 스위스 보다 더 추운 겨울이 있는 서울에서 먹는 고지방고열량고행복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