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바이든을 지렛대로 달러 패권 공격.

[화폐전쟁의 주역들] 빈 살만의 바이든에 대한 적대감을 파고들다.

by 김창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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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백악관에서 맺어진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레이트엽합(UAE)간의 평화협정, 즉 아브라함 협정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정학과 외교에 있어 얼마나 교묘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UAE는 수니파 차남격으로 장남 사우디 아라비아가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아브라합 혐정은 이스라엘과 중동 수니파 이슬람간의 전략적 동맹으로 트럼프는 외교만으로 시아파 이란과 수니파 팔레스타인 문제를 한방에 해결하는 묘수를 부린 것이다.


이스라엘과 중동 이슬람 국가간의 평화협정은 불가능하다는 게 외교가의 정설이었다. 이슬람권은 수니파와 시아파로 양분돼 있지만 이스라엘이란 공적 문제를 놓고는 적과의 동침을 해왔다. 이 점이 이스라엘의 가장 큰 해결 과제였다. 핵 보유국인 아란과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가인 사우디를 동시에 상대하는 건 쉬운일이 아니었다. 트럼프는 이 문제를 끈질긴 외교로 해결했다.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4년간 러브콜을 보낸 끝에 불가능하다고 했던 수니파와의 동맹을 만들어낸 것이다.


아브라함 협정 체제 안에서 이스라엘은 사우디의 반격을 걱정하지 않고 이란을 상대할 수 있게 됐다. 사우디는 이란의 적이자 동지였는데 이제 전적으로 적이 된 것이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동침은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팔레스타인 문제와도 직결된다. 수니파 맹주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화해 무드를 타면서 팔레스타인은 기댈 곳이 없어졌다. 아브라함 협정은 수니파 팔레스타인과 시아파 맹주 이란이 손을 잡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미국이나 이스라엘 입장에선 두가지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트럼프가 짜놓은 교묘한 판을 씨줄과 날줄을 하나씩 하나씩 해체하면서 치밀하게 해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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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 색깔 지우기의 일환으로 이란 문제를 수면위로 끌어올리려고 하면서 아브라함 체제로 일단락이 된 중동 화약고가 다시 불안정한 상태로 돌아섰다.


이로써 바이든은 사우디와 이스라엘로부터 동시에 적대적인 대상이 됐다. 특히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경우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로 지목된 자신을 무시했던 바이든에게 서운했던 감정을 여기저기서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미국과의 패권전쟁에서 이같은 지정학적인 상황을 지렛대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중국과 사우디는 묘한 관계다. 페트로-달러 시스템 아래서 사우디는 전략적으로 미국과 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다. 사우디가 달러로만 원유를 결제해 주는 대신 이란과 총구를 맞대고 있는 사우디의 안보를 미국이 보장해주고 있다. 반면 이란은 대표적인 반미, 친중국 이슬람 국가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중국과 사우디는 적극적인 밀월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 사우디는 미국 눈치를 중국은 이란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시진핑의 시대엔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의 눈치를 보던 살만 국왕과는 달리 빈 살만 왕세자는 미국 눈치를 보지 않는다. 어쩌면 집권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중국과의 밀월을 선택할 수도 있다. 빈 살만은 기득권 세력과의 단절만이 자신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치나 문화적으로는 와하비즘으로 대변되는 이슬람 율법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경제적으로는 석유에 의존하던 페트로-달러 시스템을 대체할 새로운 시스템을 찾고 있다. 그 해결책이 바로 중국인 셈이다.


중국은 하루 1500만 배럴의 석유를 쓰며 이중 1000만 배럴을 수입한다. 사우디가 중국의 최대 원유공급처이다. 사우디 입장에서 실리적으로는 미국보다 중국의 손을 잡는 게 유리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슈끄지를 죽인 빈 살만을 비호해 준 반면 바이든은 빈 살만을 살인자로 맹비난해 왔다. 미국 무서운 줄 모르는 빈 살만입장에선 베이징 공항으로 비행기의 기수를 틀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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