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조상님의 교훈

오늘 한 가지 선한 일 행하기

by 영어 참견러

일주일간 밀린 신문을 읽으려는데 눈이 침침하다. 몽땅 버릴까 신문 구독을 중단할까 생각하다가 아까워 뒤적이던 중 정약용 할아버지의 이름이 보여 돋보기를 쓰고 읽게 되었다. OPINION란에 늘 나오는 풀어쓰는 한자성어란에 쓰인 심광체반(마음이 너그러우면 몸이 편해 살이 찐다.) 한상조라는 전 청담고 교사가 쓴 생각거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정약용 선생이 이재의에게 보낸 편지에 "사람이 오늘 한 가지 선한 일을 행하고 내일 한 가지 의로운 일을 행하여 의를 쌓고 선을 쌓은 것이 오래되면 마음이 넓어지고 몸이 편해지며 얼굴이 맑아지고 덕스러운 기운이 등 뒤까지 흘러넘치며... "


이 글을 읽자마자 한 동안 잊고 있었던 ONE THING For Good이 떠올랐다. 강아지 산책 중 똥을 치우다가 행여나 다른 강아지 똥이 보이면 같이 치우곤 한다. 어쩌다 까미가 떨어진 휴지를 입에 물면(까미에겐 hunting time) 나도 같이 땅에 떨어진 과자봉지나 담배꽁초라도 줍는 일 외에는 그다지 선한 일을 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 아... 요즘 가끔 골프 참견러가 되어 아파트 연습장에서 만난 이웃과 딸과 아들에게 골프 레슨을 해 주기도 하지만, 이것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확신이서진 않는다.

하루에 선한 일 하나... one thing for good


어느 날 생각이나서 매일 실천하려던 생각마저 할아버지(정씨 족보에 있다는)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되자 갑자기 글이 쓰고 싶어진다. 사실, 아빠와 작은오빠는 담배꽁초를 길거리에 버리곤 했고, 난 그것을 볼 때마다 짜증을 내면서 줍곤 했는데, 조상님의 피가 어떻게 여자인 내게 이렇게 흐르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뭔가 할아버지가 남긴 유산이 나를 통해 전해 진듯해 기분이 이상해진다.


힘겨운 유배 생활을 하면서도 500권의 글을 완성한 할아버지(꿈에서도 전혀 본적 없는). 요즘 난 배부른 유배 생활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한가하다못해 가을 낙엽의 각양각색의 색깔과 모양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중이다.


매일 미루고 있는 '죽음 준비 십계명을 완성하는 일이 내게는 선한 일이다.'라고 주입을 해서라도 하루 한 시간만 의자에 붙여보자. 고문을 당하는 고통일지라도 말이다. 이렇게라도...... 선한 일인지 확신이 서진 않지만 말이다.


그리곤...


생각지도 않은, 골프 참견 이야기를 쓰고있는 나는 과연 누구인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엄마의 선물 a Gift from M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