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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혜 Jul 22. 2024

[고르고 고른 곳] 일할 수 있는 자유

04. 공유 공간 데스커 라운지

[고르고 고른 곳 04]

서교동 데스커 라운지 @desker_lounge



일할 수 있는 자유


일이 잘 되는 환경만큼 공간을 예민하게 바라보아야 하는 경우도 흔하지 않다. 집중과 휴식이 잘 되는 척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직접 경험해 본 데스커 라운지는 한 공간 안에 일의 환경을 다양하게 제안하여 그 척도를 잘 조율한 곳이다. 높은 층고와 통창에서 느껴지는 화사한 개방감, 짙은 우드 바닥과 베이지톤의 카펫 재질로 감싸진 벽과 천장의 아늑함, 스테인리스 구조물이 주는 세련된 감각. 비슷한 듯 다른 환경에서 우리는 자유롭게 사색하거나 편안하게 몰입하는 과정이 자연스러워진다.




데스커 라운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작은 감탄을 자아내는, 길게 늘어선 빅데스크 존이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파티션이 있는 모션데스크 존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이 공유 오피스가 아닌 '라운지'에 중점을 둔 공간이란 걸 실감하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도 카페나 도서관을 가면 여러 명이 함께 모여 앉을 수 있는 크고 넓은 책상을 선호하는데, 집중하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으면 딴짓을 하다가도 금세 정신을 차리게 되고, 앞과 옆이 막혀 있지 않아 오래 앉아 있어도 답답함이 덜 든다는 장점이 있다.


더해 데스커 라운지의 빅데스크 존에서는 사계절을 통창으로 감상할 수 있는 뷰가 마치 그림처럼 걸려있다. 6월에 방문한 덕분에 초여름의 푸르름을 온전히 느끼기에 충분했다. 멍하니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처럼,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이 뷰에서 위안을 얻고 있었다. 고개만 들어도 푸른 자연이 화답해 주는 공간이라면 풀리지 않는 일에 마음이 삭막해질 때 감정을 좀 더 빠르게 정돈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의 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일이 잘 되는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빅데스크 존을 둘러싼 벽면에는 여러 개의 편지가 고이 보관되어 있다. 저연차의 업무적 고민을 고연차의 선배가 듣고 편지로 답하는, 데스커 라운지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콘텐츠였다. 일일이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생각보다 더 깊이 있고, 정말 고민이 해결될 법한 답변들이라 인상 깊었다. 특히 손글씨로 볼 수 있는 편지 형식에 진정성이 더해져 꾹꾹 눌러 적은 선배의 말들이 하나하나 와닿는 느낌이었다.



이 작은 전시만 보아도 데스커 라운지의 슬로건인 '가치 있게 일하는 사람들의 연결고리'라는 문장이 헛되게 쓰이고 있는 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이런 조언이 나의 과거에도 있었다면 얼마나 따뜻하고 든든했을까, 생각하며 그 연결고리에 내 경험을 소소하게 덧대어 보기도 했다.



연결고리에 연장선으로 모션데스크 존 맞은편엔 커넥션 룸이 조성되어 있다. 다수의 인원이 모여 앉을 수 있도록 의자와 테이블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고, 전반적으로 온화한 느낌이 들어 마음 놓고 내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공간이다. 밝은 컬러의 우드와 베이지톤의 가구가 이토록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일할 수 있는 자유, 잘 쉴 수 있는 자유,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자유를 이곳 데스커 라운지에서 한없이 느낄 수 있다. 




데스커 라운지 @desker_lounge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5길 41 1층

공휴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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