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고 고른 곳 05.
[고르고 고른 곳 05]
성수동 서브젝티브 카페 @subjective_cafe
성수에 가깝게 살지만, 성수 같지 않은 곳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성수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카페를 부러 찾아다닌다. 며칠 전엔 그런 카페 중 한 곳이 폐업했다는 걸 알았다. 지도 리스트에 뜬 ‘폐업’ 두 글자에 아, 여기도 정리되었구나. 괜히 마음이 울렸다. 성수에 있어도 성수 같지 않다는 건 곧 인적이 드물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사장님이 직접 그렸다던 포스터 몇 점이 떠오른다. 어떻게 정리하셨을까.
서브젝티브 카페는 아주 가끔 중랑천을 걸었을 때 크고 흰 간판이 눈에 띄던 곳이었다. 카페로 바뀐 걸 안 이후에 시간을 내어 방문해 보기로 하고, 새로운 카메라를 테스트할 겸 오랜만에 이 동네를 찾았다.
높은 층고와 밝은 채광, 두 가지 덕분에 카페의 첫인상이 강렬했다. 나처럼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도 여럿 보였다. 카페는 성수 중심가로부터 많이 떨어져 있기에 이곳을 목적지로 찍고 와야 한다. 예전 같았으면 사람이 너무 북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텐데, 이제는 커피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이 많아질지언정 이곳의 채광을 오래오래 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성수의 여느 카페처럼 사람 온기 가득한 곳으로.
서브젝티브 카페, 성동구 광나루로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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