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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튼 May 30. 2022

동행 구합니다

그녀가 동행하며 만난 남자들 (1)

,  타탁


"강릉 안반데기에서 별 같이 볼 분 구합니다, 저는 30대 초반 남자고 강릉 도착해서 렌트할 예정입니다"


강릉에 종종 혼자 가던 나는, 영진해변 앞에 있는 장칼국수 집에서 "혼자 왔단" 이유로, 쫓겨난 아픈 기억을 몸에 품고 다시 강릉을 가는 버스에 탔다.


집에서 동서울터미널까지 택시를 타며 만난 기사 아저씨는 강릉의 맛집을 알려주며 본인이 어렸을  체육을 했었는데, 강릉 주변에서 살아본 적이 있다며 '메모'하라며 맛집을 손수 읊어주셨다.


그런 맛집이 있는 리스트를 스윽 훑어보며, 결론적으로는 모두 혼자   없는 음식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동행'이라는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홍콩에서 처음 만난 동행 언니 덕분에, 동행으로  남자 친구도 사귀게  나로서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의 만남인 동행이 그리  내키지 않은 일은 아니었다. 처음과 끝이 모두 좋았었던 여행과 동행이었기에, 스스럼없이 그들이 누구이든 간에 만나 보자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던 나는 회사 동료의 추천으로 한 국내 여행 커뮤니티를 가입하게 됐고 그 카페에서 동행을 구하는 수많은 글을 정독했다.


국내 동행을  해본 적이 없느냐 하면, 거의 혼자 다니거나 가족과 가거나 남자 친구들과 갔기 때문에 

여행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늘 특별한 계획이었지 다름을 위한 도피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 일이 너무 힘들고, 지겹고, 거지 같아지면서 나는 다름을 위한 도피를 생각했고  처음의 시작이 강원도 강릉이었다. 강릉의 바다는 매번 나에게 쉼을 내어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카페에 접속하여, 강릉을 검색했고 당일에 올라온 수많은 글 중


1. 성별 상관없지만, 20대 후반인 나와 나이가 비슷할 것

2. 신원이 분명한 사람일 것

3. 텍스트에서부터 싸하면 거를 것


이렇게 기준을 잡고, 결국 처음 보는 사람과 안반데기에 별을 보러 가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운전을 못해서, 차를 얻어 타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말이다.


강릉 강문해변에서 만나기로 하고, 강릉 터미널에 도착하자 2  만에 동행이라니 한편으론 설레는 마음으로 화장까지 고쳤다.


숙소에 짐을 두고, 다시 만나기로  커피집 앞으로 가는 .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그의 모습을  보고 지나칠 뻔했지만 누군가 기다리는 사람이 앉아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카페 문을 열고, 앉아있는 남자를 보는 순간


"저 남자다"


그는,

"아, 한 분 더 오시기로 했는데 지금 별이 안 보일 것 같아서 갑자기 안 오신다고 하시네요"


나한테 묻지도 않고, 한 사람이 더 온다고? 싶었지만

이내, "아 네"하고 그렇게 오지도 않는 사람을 기다리다 그가 세워놓은 차를 타고 강문해변을 떠났다.


안반데기까지는 30분이 걸렸고, 그동안 그와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근에 언제 제주도 가보셨어요?"


생각해보니, 최근에  제주도는 작년에  남자 친구와 3월에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는 자신의 본집이 제주도에 있다고 말하며, 서핑을 즐긴다고 했다.

그날은 유난히도 눈이 내렸고, 바람이 불었지만,

날아다니는 비닐봉지가 차의 바퀴에 걸린 소리가 날 만큼 우린 조용했다.


모범생,  자체처럼 생긴 그를 보며 그의 정확한 나이를 대입해보았다. 중반을 앞둔 30 초반, 자신의 이야기를 너무나도 스스럼없이 하는 모습에 정이갔다.

나와 같은 경상도 출신의 그는, 이젠 서울에 적응해버린 입맛 때문에 고향에 가면 모든 반찬이 짜다고 말했다.


그리고, 베트남 여행기를 이야기하며 소중한 사람과 베트남 여행에  가보라는 말을 했다. 구불거리는 안반데기로 향하는 길만큼, 어쩐지 구불대고 있는 나의 감정들.


눈보라가 몰아치는 강릉의 어느 , 안반데기에 올라가 모험을 즐겼던 어느 . 그리고 돌아온  안에서, 각자의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나눴던 말들.


내려오며 봤던 속초, 양양과 같은 팻말들을 보며

유난히도 힘들었던 당시의 나는, 그냥 이대로 어디론가, 영영 떠나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에게, 물었다.

"이 차, 몇 시까지 빌렸어요?"


그는, 아직 5시간이나 남아있다는 말을 했다.


"어디, 가시고 싶은 곳 있으세요?"


마음은 ""였는데,  때문인지 "아니요"하고 다시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


편의점에 들러,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샀고

로비에서 우물우물 먹으며, 그와의 대화를 곱씹었다.

그렇게 그와의 만남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지만,

뜻밖의 그의 행동으로 우린 다시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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