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워 수많은 낯선 계정의 댓글은, 나에게 강력한 자극제가 되어주었다.
2년 넘게 독서 계정을 운영하며 서평 게시물만 230개 이상을 올렸는데, 팔로워가 고작 155명.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아픈 손가락’으로만 여겨졌던 나의 인스타 계정.
한때는 아예 없애버릴까도 했던 이 계정을, 살려보기로 결심했다.
그때가 아마도 2025년 3월 말쯤이었다.
AI와 수많은 회의를 거쳤고, 최종 결론은 이랬다.
‘상대 계정을 팔로우하고, 관심을 보여라’는 전략.
너무나 뻔한 전략이지만, AI의 힘을 믿어 보기로 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팔로워 수만 늘리는 방식은 아니었다.
관심 없는 계정을 팔로우하는 건 결국 내 계정의 ‘팔로잉 수’만 불릴 뿐이었다.
그래서 맞팔 가능성이 있는 계정, 관심 분야가 겹치는 계정을 중심으로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어떻게 보면 이 전략은, 케인스의 비유와도 닮아 있었다.
경제학자 케인스는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 이론』(1936)에서
“그냥 땅을 파고 다시 덮는 일이라도 시켜라”라고 말한 바 있다.
그 ‘땅을 파는 행위’를 인스타에 적용해 보면,
인스타 생태계 안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머무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행동이다.
땅을 파는 행위처럼 의미 없어 보여도,
팔로워 150명, 팔로잉 150명보다는
팔로워 1,000명, 팔로잉 1,000명이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가진다.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에 따르면,
계정이 2년이 넘었더라도 팔로워가 1,000명 이하일 경우 ‘신규 계정’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 때문에 팔로우, 좋아요, 언팔로우 등의 활동량도 하루에 제한이 생긴다.
만약 아무 생각 없이 마구 누르기라도 하면,
인스타그램의 자동 감지 시스템에 의해
강제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 활동량 역시 자연스럽게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내 계획은 하루에 팔로워 30명 이상,
한 달에 1,000명씩 팔로워를 늘리는 것이었다.(참고로 지금은 팔로워가 1,700명을 조금 넘었다.)
AI 코치에 따르면 짧은 시간 안에 너무 많은 액션을 취하면
오히려 계정이 제한될 수 있으니,
그저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작업’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가 2년 전, 인스타 계정을 만들자마자 이 작업을 시작했더라면,
지금쯤 팔로워가 1만 명은 넘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어쨌든, 나는 수도승처럼 묵묵히
하루하루 인스타 계정을 활성화시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