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부드러워 오후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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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할수록 멀어진다.
지키고 싶을수록 지킬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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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참으면 모든 게 해결될 텐데, 라는 말의 힘.
나는 그 말의 힘 앞에서 힘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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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자.
험께 가자.
함께 자자.
함께 먹자.
함께.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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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볕은 선선해서 좋았다.
하늘은 쾌청하며 건조했다.
그런데 가끔은 망각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오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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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후 죽음은 두렵지 않았다.
다만 행복하지 못할 하루가 두려워졌다.
불행에 무던해질 만하면 불행은 달려왔다.
쉬이 이길 수 없었다.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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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당길수록 멀어졌다.
그래서 혼란스럽지.
감정을 누르고 누군가를 대하는 일은
내게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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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은 피어오르니깐.
피어오를수록 불씨는 커져만 갔다.
그러니 처음부터 불씨를 죽여놔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