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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xley Oct 25. 2023

오버 씽킹을 줄여야 네가 살아.

  생각이 많다. 많은 편이 아니라, 많다.

  빛과 그림자가 뚜렷한 성격이다. 세심하고 철저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쓸데없는 걱정에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고, 불안이 좀먹는 일상을 지낸다. 나는 그런 유형의 인간이다.   


  

  작은 일에도 큰 의미부여를 쏟고, 그렇게 태어난 의미부여를 오래도록 놓아주지 않는다. 한마디로 말해, 나는 등신 멍청이다.     



  친구가 내게 말했다. 왜 혼자 삽질하냐고. 그거 주변 사람한테도 은근히 스트레스라고. 철저히 동감하는 바다. 오해가 나와 당신을 갉아먹는다는 사실을 안다. 당신에게 스트레스를 안기고 싶지 않다. 그래서 생각을 줄이려 애쓰고 있다. 여전히 불안하고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나는 오버 씽킹을 하지 않으려 지독하게도 애쓰고 있다.     



  조금만 이해해줬으면 한다. 나도 이렇게 살고 싶지 않고, 이렇게 불안해하고 싶지 않은데, 쉬이 내 맘대로 되지 않으니. 조금만 더 능숙해질 때까지만 기다려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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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은 힘이 빠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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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껏 소설집을 냈는데, 이제는 뭐라고 해야 할까, 주변 지인들에게 말하기 꺼려진다. 제목을 말하는 일도 낯 간지러워서 못하겠다. 괜히 내 새끼 보여줬다가 욕이나 먹일까 봐 그런 걸지도 모른다. 그런 기분이 들 때마다 인터넷에 내 책을 검색한 뒤 아무개가 남긴 리뷰를 꺼내 읽는다. 이 글을 읽으신다면, <이별에 관한 인터뷰> 검색이라도 한 번씩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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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놓고 다정해질 수 있는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감사한 애정과 부담스러운 애정은 한 끗 차이이기에, 조심스레 외줄을 타는 기분이다. 나는 당신들에게 한없이 애정을 쏟고 싶다. 바라는 건 없다. 그저 미소 한 줄이면 족하다. 정말 그 미소 하나면 충분하다. 어쩌면 애정을 원하는 건 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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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이 좋아지는 날씨의 연속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 <날씨의 아이>에 나오는 대사처럼, 날씨는 신기한 힘을 가지고 있다. 연이어 하늘은 쾌청하고, 선선한 바람이 마음을 붕 뜨게 만들어 기분 좋은 긴장감을 선물한다. 매일 오늘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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