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다. 많은 편이 아니라, 많다.
빛과 그림자가 뚜렷한 성격이다. 세심하고 철저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쓸데없는 걱정에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고, 불안이 좀먹는 일상을 지낸다. 나는 그런 유형의 인간이다.
작은 일에도 큰 의미부여를 쏟고, 그렇게 태어난 의미부여를 오래도록 놓아주지 않는다. 한마디로 말해, 나는 등신 멍청이다.
친구가 내게 말했다. 왜 혼자 삽질하냐고. 그거 주변 사람한테도 은근히 스트레스라고. 철저히 동감하는 바다. 오해가 나와 당신을 갉아먹는다는 사실을 안다. 당신에게 스트레스를 안기고 싶지 않다. 그래서 생각을 줄이려 애쓰고 있다. 여전히 불안하고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나는 오버 씽킹을 하지 않으려 지독하게도 애쓰고 있다.
조금만 이해해줬으면 한다. 나도 이렇게 살고 싶지 않고, 이렇게 불안해하고 싶지 않은데, 쉬이 내 맘대로 되지 않으니. 조금만 더 능숙해질 때까지만 기다려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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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힘이 빠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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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소설집을 냈는데, 이제는 뭐라고 해야 할까, 주변 지인들에게 말하기 꺼려진다. 제목을 말하는 일도 낯 간지러워서 못하겠다. 괜히 내 새끼 보여줬다가 욕이나 먹일까 봐 그런 걸지도 모른다. 그런 기분이 들 때마다 인터넷에 내 책을 검색한 뒤 아무개가 남긴 리뷰를 꺼내 읽는다. 이 글을 읽으신다면, <이별에 관한 인터뷰> 검색이라도 한 번씩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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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놓고 다정해질 수 있는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감사한 애정과 부담스러운 애정은 한 끗 차이이기에, 조심스레 외줄을 타는 기분이다. 나는 당신들에게 한없이 애정을 쏟고 싶다. 바라는 건 없다. 그저 미소 한 줄이면 족하다. 정말 그 미소 하나면 충분하다. 어쩌면 애정을 원하는 건 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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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아지는 날씨의 연속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 <날씨의 아이>에 나오는 대사처럼, 날씨는 신기한 힘을 가지고 있다. 연이어 하늘은 쾌청하고, 선선한 바람이 마음을 붕 뜨게 만들어 기분 좋은 긴장감을 선물한다. 매일 오늘만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