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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뷰어X Apr 11. 2018

2018년 3월 리뷰어X_리뷰백자

3월 한 달 리뷰어 X가 본 연극, 뮤지컬

뮤지컬 <닥터 지바고>

눈치 보면 진짜 불륜, 당당하면 아름다운 사랑이어라~ 나타샤 

초연보다 너무 친절해지면서 너무 흔한 사랑 이야기로 바뀌었다. 이로써 얼마나 대중성을 획득했는지 모르겠지만, 작품의 원래 매력은 반감된 건 확실하다. 때로는 비우는 것이 채우는 것보다 나을 때가 있다. 롤라

운명적인 사랑과 혼란한 시대 속에서 길을 잃은 지바고. 같이 길을 잃어버리고 우왕좌왕하는 뮤지컬.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넘버들은 공연이 끝내고도 내내 귀에 맴돈다. 루시 

7년을 기다렸는데 창작자의 망설임만 잔뜩 본 기분. 사랑인지 불륜인지 당신들이 주저하는 동안 눈치만 보다 끝난 유리와 라라, 혁명보다도 허망하게 사라진 파샤와 토냐 돌려내라. 카일

서정과 서사 사이에서 갈팡질팡. 친절한 설명으로 줄거리 이해도는 높아졌지만, 작품의 본질적인 서정성은 희석되었다. 구구절절 설명들이 더해진 사랑은 오히려 물음표를 남긴다. 클레어

혁명 속에 피어난 운명적인 사랑이라기엔 2% 부족함이 느껴지는 스토리와 텅 빈 무대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채워졌다. 히카루


뮤지컬 <레드북> 

뮤지컬에서 보기 드문 여성 캐릭터를 만난다는 반가움. 유쾌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재미. 귀에 쏙쏙 꽂히는 넘버, 잘 짜인 이야기. 근래 보기 드물게 잘 만들어진 뮤지컬이라는데 이의는 없지만 극 후반에 느껴지는 아쉬움은 뭘까. 롤라

이 창작자들은 참 양심적이구나 싶은 흔치 않은 작품이다. 시대를 넘어 공감되는 넘버와 대사에 감동. 갈등의 해소가 싱거워서 이 착함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카일

잘 만든 창작 뮤지컬이자 보기 드문 여성 중심 뮤지컬. 전형적 서사와 정형적인 캐릭터는 발랄한 넘버로 가려진다. 다만 여성 중심 뮤지컬일 뿐, 여성주의 뮤지컬이라기엔 2% 부족. 클레어

작가와 작곡가가 뮤지컬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 앞으로 더 많은 여성 캐릭터가 안나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히카루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 

무대 위에서 진심으로 뛰고 구르는 배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극적인 순간 극에 몰입하게 하는 작가의 능력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너무 예측 가능한 이야기, 엉성한 마무리, 극 전개를 위한 인물 소비는 아쉽다. 롤라

4월의 ‘그 날’이 다가오는 이 무렵 안산의 극단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가슴 시린 위로. 조금 미흡하고 어설프면 어떠랴. 그 속에서 느껴지는 진심에 눈물짓게 되는 것을. 루시

다섯 명이 일으키는 에너지의 바람은 객석까지 불어온다. 독특한 소재를 결합시켜 꽤 안정적인 스토리와 음악으로 가져왔다는데에, 그리고 청소년, 안산, 죽음이라는 사회성을 잃지 않았다는 데에 온 마음을 준다. 잭더리퍼

땀내 나는 스포츠와 라이브 밴드가 코치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동안 수현의 이야기가 실종됐다. 수현으로 시작했는데 코치로 끝나는 극, 혹시 허를 찌르는 반전을 노린 건가. 카일

직접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4월을 위로한다. 다만 극 중 고등학생인 수현과 상태의 문제만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청소년극은 아니다. 그들의 입을 빌려 어른을 위로할 뿐. 클레어

언제 들어왔다 빠졌는지 모를 만큼 극의 흐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음악, 빙의된 수현과 귀신의 재치있는 움직임, 농구 동작을 재구성한 힘찬 안무가 뮤지컬로서의 재미를 극대화한다. 토드


연극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것, 딱 거기까지만! 나타샤

뛰어난 극작을 못 따라가는 평범함들. 욕망을 주셨으면 재능도 주셨어야죠. 작은 바람들의 산만한 몸짓과 곳곳에서 터지는 개그 욕심은 극불호. 하지만 그 와중에 살리에리로 분한 지현준에게는 무한 박수를. 그만 이 작품을 이해한 것 같았다. 롤라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뛰어난 대본, 유명한 연출, 좋은 배우가 모였으나 정작 먹을 것이 없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따로 노는 삼박자 속에서 잔치에 간 관객은 지루할 뿐이다. 루시

객석을 향해 직접적으로 격정을 토로하는 살리에리에 그리스 코러스까지 더해지니 과하면서 촌스럽다. 촌스러움의 절정은 너무도 뻔한 형광 하이탑. 연극인데 음악만을 남겼다. 클레어

피터 셰퍼의 대본은 무죄다. 열연한 배우들도 죄가 없다. 그러나 빨강-초록-핫핑크 하이탑과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개그 코드는 유죄다. 히카루


NT Live <예르마> 

불모(不毛)에 대한 끝을 알 수 없는 절망이 넘 처절하다 못해 감정이입이 안됨. 나타샤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이 자연스럽지 못하게 됨을 자연스레 인식하지 못해 변해가는 자연스런 인간의 비극. 연약한 유리벽은 쉽게 깨어질 것 같으나 결국 그녀는 유리벽을 부수지 못한다. 잭더리퍼

구체성을 잃은 욕망과 자극적으로 전시되는 고통. 경력단절, 출산지도, 낙태금지와 싸우는 지금 이곳 여성에게 죽을 만큼 임신하고픈 중산층 커리어우먼 이야기는 현대적이기보다 초현실적. 토드

각자 가치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이야기로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인간의 집착이 얼마나 무섭고 비극적인지 보여주는 작품. 히카루


NT Live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  

당신과 나, 우리가 그렇듯 세상의 중심에서 비껴 앉은 자들의 이유 있는, 그리고 서글픈 항변. 세상에는 위정자의 비극만 흐르는 것이 아니었다. 시선을 돌려 그들이자 우리의 이야기를 들을 것. 잭더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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