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리모델링 4 – 지나간 나에게서 배우기
나이가 어느 정도 들면 예전에 가졌던 좋은 습관이나 사람, 환경 등 잃어버리거나, 지금은 가지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또한, 몸도 예전 같지 않다. 철로 된 자동차나 가전제품도 소모품을 교환해주거나 수명이 다해 버려지는데, 철보다 약한 사람의 몸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사람의 수명이라는 것은 사고 등을 제외하고는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면 아프지 않고 살다 죽는 것을 바라게 된다. 그렇다면 그렇게 모두가 염원하는 늙었을 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다가 죽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몸과 마음 관리를 해야 함은 당연하다. 글을 쓰는 나도 술과 담배를 좋아해서 몸 관리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 50대 후반을 맞이했다. 젊었을 때부터 몸 관리를 하지 않은 탓에 몸에 문제가 하나둘씩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가 좋지 않다거나, 얼굴에 나이티가 확연하게 드러난다거나 혈압이 높아진다거나 등 많은 문제가 현실 속에 돌출되었다.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는 더 많이 존재할 수도 있을 테지만, 일단 보이는 문제만이라도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구리가 멀리 뛰기 위해서는 자세를 가다듬어야 하고, 잘못된 쪽으로 길을 간다고 하면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 이제 노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건강한 몸과 정신을 가지기 위해서는 지금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건강한 노년을 준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노년도 엄연한 삶의 일부다. 그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자면 스스로 그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하지 않으면 할 기회가 없다는 위기감이 찾아왔다. 그래서 하나씩 바로 잡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내 나이는 현재 우리나라 나이로 58세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40대 중반이나 늦어도 50대 초에 인생 리모델링을 시작했어야 했다는 생각을 한다. 인생 리모델링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시작한 그때가 인생의 변곡점이 되고, 그만큼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가지고 남은 생을 살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나이에 시작한다고 늦었다는 것은 아니다. 오늘이 내 인생에 남은 가장 젊은 날이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으나, 먼저 떠오르는 것이 집수리이다. 예전 필자가 했던 일 중 하나가 리모델링 일이다. 리모델링을 하려면 먼저 기존의 것을 철거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것이 자리할 수 있다. 몸을 하나의 집에 비유한다면, 집수리를 하듯이 하나씩 새로운 것으로 대체해 나가든가 개선해 나가야 한다. 흔들리는 이를 빼고 임플란트를 한다든지, 점을 뺀다든지, 불룩 나온 배를 운동으로 집어넣는다든지 등등 나이가 들면 바꾸어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그것을 방치하면 결국 아프게 살다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몸과 정신을 리모델링하면 깨끗한 환경 속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몸과 정신을 리모델링하는 데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수리하겠다는 결심, 둘째 수리를 시작하기, 셋째 작은 것부터 천천히 꾸준하게 하기 등이다. 평생 나와 함께한 것을 고치거나 바꾸는데 이 정도라도 해서 바꿀 수 있다면 그것은 다행이다. 시기를 놓쳐 바꿀 수 없는 것도 많기 때문이다.
안과 질환 중에는 녹내장과 백내장이 있다. 녹내장은 완치가 어려운 질병인 반면 백내장은 간단한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지금 수리하면 백내장 정도의 완치 가능한 병이 되겠지만, 방치하면 치료가 불가능한 녹내장이 되어 결국 실명하게 된다. 할 수 있을 때, 더 늦기 전에 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니 필히 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몸으로 장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 2년 전에 이가 아팠다. 많은 사람이 치과에 가기를 꺼려한다. 아픈 것에 대해 겁을 내는 것이 큰 이유이다. 나도 치과 가기가 내키지 않아 통증을 참으며 견뎠다. 하지만 올해 초 음식을 먹다 이가 빠져버렸다. 치과에 가지 않으래야 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고통은 고통대로 당하고 결국은 치과에 가서 임플란트를 했다. 임플란트하는 것은 그렇게 아프지도 않았고, 비용도 그리 많이 들지 않았다. 진작 갔더라면 그렇게 고통스런 치통을 겪지 않았을 것인데, 아플 것은 다 아프고 병을 악화시켜 병원에 간 것이다. 나 스스로 참 미련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2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그때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았으리라. 임플란트할 때 잇몸이 녹아내려 뼈 이식까지 해야 했다. 비용도 더 많이 들었다. 모든 것은 때가 있다. 그 때를 놓치면 훨씬 큰 대가를 치러야 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리모델링할 것을 찾아 시작해보자. 특히 50대에 들어선 사람이라면, 자신의 몸과 정신을 필히 되돌아보아야 한다. 노년을 대비하는 것은 돈만이 아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건강한 몸과 정신이다. 그것을 잃지 않게 대비해야 한다. 시기를 놓쳐 회복할 수 없을 정도가 되기 전에, 할 수 있을 때 하자.
사람마다 리모델링해야할 것은 다 다르다. 자신이 생각해서 고치면 좋을 것을 고치면 된다. 거창하게, 큰 것부터 하려 하지 말고 1cm씩만 1g씩만 개선해 나가자. 그런 것이 시간이 지나면 쌓이게 되고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시작할 때는 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지만, 잘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하다 보니 할 것이 계속 생각났다. 처음엔 내 몸부터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얼굴의 주름을 펴고 운동과 다이어트로 살을 빼고, 고혈압을 관리했다. 그러고 나서 나의 감정을 관리했다. 그리고 앞으로 할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중에 하나가 관계이다. 필자의 핸드폰에는 많은 사람의 전화번호가 들어있다. 그중에는 필자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있으며, 1년이 지나도 통화 한번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전화번호를 기준으로 하여 관계 재정립이 필요한 사람과 필요 없는 사람을 구분한 후 관계 리모델링도 할 생각이다.
필자는 동물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집에 개 한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아들이 데려온 동물이라 어쩔 수 없이 키우는데, 아내가 주로 돌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동물도 한번 좋아해 볼 생각이다. 동물에 대한 내 생각을 리모델링할 기회로 삼으려 한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나를 돌아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리모델링을 할 생각이다.
인생 리모델링을 하면서 생각이 계속 진화되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그냥 작은 것 하나를 시작했는데, 그것이 눈덩이처럼 계속 커져 갔다. 그리고 나중에는 내 인생을 재설계하는 인생 디자인하는 것으로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
살면서 자신의 인생을 전체적으로 뒤돌아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많은 사람은 그냥 지금까지 살아온 대로, 관성에 의해, 습관처럼 살아간다. 그런 사람은 앞으로도 살아지는 대로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전체적으로 되돌아본다면 많은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삶의 교훈을 얻으려, 지혜를 얻으려, 길을 찾으려고 책을 본다. 책은 간접 경험이다. 하지만 자신이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면서 얻는 교훈은 직접 경험에서 얻는 경험이다. 훨씬 더 가치 있고, 자신에게 설득력이 있는 교훈이다. 인생을 되돌아보고 자신을 리모델링한다면, 1,000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몸과 정신과 인간관계 등 삶의 전반적인 것을 생각해보고 더 나은 길을 찾아 실행에 옮긴다면 남은 인생은 훨씬 더 가치 있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인생 리모델링, 처음에는 그냥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책 한 권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쓸 욕심을 내었다. 하나의 푯대가 될 것이다. 그냥 하면 흐지부지하게 되겠지만, 작가이니 책을 쓰려고 마음먹고 덤비면 책을 쓸 욕심에서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책 쓰기가 어쩌면 하나의 구심점이자 목표가 될 것이다.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목표를 가지고 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는 이루기가 훨씬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