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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넬의 서재 Oct 30. 2022

갑작스레 먼 길을
떠나게 된 사람들에게

rest in peace, itaewon.  




갑작스레 먼 길을 떠나게 된 사람들에게 


세상에 태어나 자신들의 존재만으로도 세상의 희망이었다는 걸 그대들은 알까. 애초에 이곳에 내려오기 위해서 엄청난 수련과 인내를 견디고 마침내 고귀한 사명을 가지고 이 땅 위에 태어났다는 걸 그대들은 알까.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눠주고, 기쁨을 나눠줬다는 걸 그대들은 알까. 자신들의 존재만으로도 여러 사람들에게 또 다른 살아갈 이유를 심어줬으며, 세상을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해주었다는 걸 그대들은 알까. 


몇 년을 살았던 상관없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주파수로 세상의 기운을 끌어올렸다는 걸 그대들은 알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세월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영향을 준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그대들은 알까. 비록 찰나처럼 느껴졌지만, 그 찰나 사이 자신들이 이 세상에 끼친 온갖 크고 작은 영향을 그대들은 알까. 덕분에 이 세상이 더 나은 방향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걸 그대들은 알까. 


작별인사도 없이 갑작스레 먼 길을 떠나게 된 것 같지만, 사실은 주어진 삶을 너무나도 충실히 살아 주어진 사명을 완벽히 이뤄냈기 때문이라는 걸 그대들은 알까. 슬픔과 아픔과 충격을 심어주고 떠나는 것 같지만, 사실 이는 앞으로 다가올 더 큰 태동을 위한 씨앗이었다는 걸 그대들은 알까. 그대들의 영혼은 가장 우수하고 아름다웠기 때문에 먼저 이 세상을 졸업하게 된 것이라는 걸 그대들은 알까. 그리하여 그대들을 위한 더 큰 사명과 더 넓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그대들은 알까. 


전부라고 믿었던 삶조차 이곳을 뜨고 나면 잊혀져 더 끝없이 성장할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그대들은 알까. 지금 당장은 남겨진 사람들에게 위로조차 함부로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결국엔 그대들이 세상에 남기고 간 발자취를 영원히 기리게 될 것이라는 걸 사람들은 알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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