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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기일 Aug 17. 2022

한국 고전시가의 콘텐츠 적용의 방향성 [2]

일본의 서정문학과 고전시가의 활용

 일본의 문화컨텐츠들과 관련하여 배우며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이나 만화가 같은 경우 고전적인 요소들을 관객의 눈 앞에 정면으로 배치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여내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같은 경우는 캐릭터나 배경을 디자인하는 데 있어 다루마나 오키나 가면과 같은 일본의 전통적 디자인을 차용하였고, 『귀멸의 칼날』 작가인 고토게 코요하루 또한 괴물들을 전래동화에 나오는 오니를 차용하였다. 이는 캐릭터나 작품 전반적인 분위기를 위해 디자인적으로 활용한 경우이다.


 하지만 고전시가와 관련되어 활용될 수 있는 방향성에 대해 참조가 된 것은 신카이 마코토의 『언어의 정원』 내부에 나타난 와카의 활용에서였다. 신카이 마코토는 『만요슈』의 구절을 인용하여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묘사하였다. 해당 방식은 국어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가진 유키노 유카리의 특징을 이용하여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와카를 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맥락 안에서 해당 구절은 두 인물 간의 이야기를 더욱 두드러지게 강조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즉, 고전이라는 자료가 이야기의 중심만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 관계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조미료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명탐정 코난: 진홍의 연가>에서는 5, 17, 24, 26, 32, 40, 51, 57, 69,77번의 노래가 등장한다. 메인 노래는 명탐정 코난의 원래 에피소드처럼 살인사건과 관련된 추리 단서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그 메인 이외에도 작품의 스토리와 직결되는 경기 가루타를 통해 40, 51, 57, 77번의 노래는 등장인물의 심리나삼각관계와 같은 복잡한 묘사에 쓰이고 있다. 이 또한 와카가 작품을 관통하는 상징성을 가진 방향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에피소드를 풀어내는 데 있어서 묘사나 단서와 같은 방식으로 활용함으로써 작품의 부가적 요소를 더해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일본 전통문학이 항상 부가적 요소를 더하며 작품의 색채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재해석되지는 않는다. 일본 드라마인 『좋아요! 히카루 겐지 군』과 같이 『겐지모노가타리』에 등장하는 인물을 시대를 바꾸어 보여주는 경우도 존재하고, 작품 전체가 통째로 활용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신카이 마코토를 시작으로, 일본의 콘텐츠들에서는 이런 서정문학적 요소가 자연스럽게 가미되어 있는 경우가 상당수 존재한다.


          



[참조] 임찬수, 김다흰. (2022). 고전시가를 활용한 일본 문화콘텐츠 양상분석 - 『백인일수』 작품을 중심으로 -. 일본문화연구, 82(), 255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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