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읽는 데레사 May 09. 2019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http://m.yes24.com/Goods/Detail/72230588


대학교에 다닐 때 교양과정으로 조선시대의 경제를 배웠던 적이 있다. 과연 그 시대에  경제라고 칭할 만한 규모나 관리 기법이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에 첫 수업에 임했다. 하지만 첫 시간 강렬한 호기심과는 달리 현대다른 단위와 체제에 대한 실망감으로 그럭저럭 한 학기 수업을 갈무리 했다는 것 외엔 아쉽게도 딱히 기억나는 내용이 없다. 십수년이 흐른 지금 경제의 관점으로 본 역사를 잘 정리된 책으로 만나게 되어 그시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어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역사는 결코 현재와 단절된 재미외엔 무가치한 이야기 한 토막이 아니다. 현재를 반추하는 거울이고 미래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역사를 쉽게 재미있게 설명하는 콘텐츠가 도처에 널린 지금 인물과 스토리중심의 역사를 설명하는 책은 쉽사리 구할 수 있지만, "돈"이라는 맥락을 따라 역사를 훑어보는 콘텐츠는 정말이지 흔치 않다.

 

돈의 역사를 읽으면서 가장 절실하게 깨달은 것은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실은 아는 것 아니라는 것이다.

어음의 탄생, 화폐의 필요와 공급 수요에 따른 경제 현상등을  안다고 생각했지만 역사적인 실사례와 더불어 보니 나의 이해는 너무 피상적인 수준에 머무른 경우가 많았다. 행과 주식회사가 필연적으로 생겨나고 제대로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보며 현시대 은행을 다시 바라볼 수 있었다.


두번째는 화폐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앞서 읽은 <빚으로 지은 집> 서평에서 인용한 <엔데의 유언>을 몇 년 전 참 감명깊게 읽었다.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를 읽은 후라 더욱 그랬었는지 모르겠다.  해서 자연계 현상에 반하는 탄생->소멸이 아닌 탄생->무한증식을 하는 자본(화폐)에 대해  필요와는 별개로 거부감이 있었던게 사실이다. 마르크스의 자본론까지 자본경제로 보았던 엔데의 안목에  쾌함 까지 느꼈었다. 그런데 <돈의 역사>에서는 심지어 금본위제를 이탈한 독자적인 화폐의 경제로 전에 없는 번영을 누리는 현생 인류의 역사를 보며 혼란스러웠다. 화폐를 그저 수단으로 보기에는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 목적이 되기 십상인 상황에서 돈을 무엇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일단 치우쳐있던 시각을 어느정도는 되돌려 놓으며 경제를 다시 바라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결론을 만드는 일은 이 책을 한 번 읽음으로서 해결되지는 않아 재독, 삼독이 필요하리라 본다.

  


 

 


작가의 이전글 순간의 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