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을 네 번이나?!
최근 링크드인에 입사하여 정신 없이 트레이닝반, 업무반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링크드인은 세계 최대의 커리어 네트워크 소셜미디어로, 테크 회사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메타와 같이...). 내가 입사한 곳은 싱가포르 오피스인데, APAC의 Regional Office 역할을 하고 있다.
면접 과정이 무척 길고 힘들었는데, 비단 링크드인 뿐만 아니라 인력을 뽑는 데에 최선을 다하는 싱가포르 회사들이라면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싱가포르에 입성하거나 혹은 이직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서 내 경험담을 소개한다.
다른 글에도 썼지만 나는 한국에서 약 5년간 외국계 미디어 에이전시에서 근무를 했었다. 미디어 에이전시란 광고 회사의 일종으로, 광고물을 어느 매체에 집행해야 가장 효과적일지 전략을 세우는 것이 주 업무이다.
그러다 2.5년 전에 같은 회사 내 싱가포르 지사로 이직을 했고, 고생을 했고, 결국 더 나은 회사로 이직하기 위하여 고군분투하기 시작했다.
올해 2월~4월 사이 30~40개 정도의 롤에 지원했는데 면접 기회는 한번도 얻지 못했다. 이력서를 무작위로 넣은 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Job description이나 Requirements를 고려하여 이력서를 커스터마이징 했는데도 그랬다.
싱가포르의 취업 시장이 좋지 않기도 하고, 나의 강점이 도드라질 수 있는 역할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나 같아도 영어가 원활한 자국민이나 비자를 지원해주지 않아도 되는 영주권자를 우선으로 뽑을 것이다.
그러다 7월에 링크드인의 Senior Client Solutions Manager 공고를 보게 되었다. 무려 Korean Speaking 가능자를 찾고 있었다! 내가 맞출 수 있는 수준의 Seniority를 요구하는 롤이었고,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한국 내에서의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을 원했다. 그야말로 나였다.
취업의 첫번째 단계는 언제나 서류다. 우선 인사담당자의 눈에 띄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사실 성공적인 이력서 포맷이 무엇인지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포맷이 다르다. 그러나 여러가지 자료를 보면서 나만의 기준이 생겼다.
깔끔한 구조
위의 예시는 내가 선호하는 구조는 아니다. 그래도 최대한 인적 사항, 대략적 소개, 스킬, 그리고 경력사항을 깔끔하게 정리하려고 노력했다. 나도 이력서를 받아보니 전달 내용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경우는 읽기 싫었기 때문이다.
2장을 넘어가지 않는다
경력이 길어질수록 힘든 부분이다. 해온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러나 인사담당자는 주로 해당 직무와 관련된 경력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그 외에 구구절절한 부분은 가독성을 떨어트려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생각한다.
커스터마이징 - 중요한 내용은 맨 위에
내가 지원한 롤에 딱 들어맞는 사항들을 무조건 위에 배치했다. 예를 들면 싱가포르에 거주하면서도 한국 시장을 아는 사람을 원하기 때문에, Nationality: South Korean, Residing in Singapore와 같은 인적 사항을 상단에 넣었다.
혹은 Hands-on execution의 경우, 당연히 링크드인 광고 캠페인 경험이 구글이나 페이스북 관련 경험보다 중요할 것이다. 그래서 맨 앞 부분에 배치했다.
커스터마이징 - Job Description, Requirement에 사용된 핵심 단어들을 내 이력서에 넣고 밑줄 치기
Chat GPT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공고에서 핵심 키워드를 뽑아달라고 하면 몇 개를 정리해줄 것이다. 그것을 내 이력서에 반영한 다음, 밑줄로 강조를 해두면 인사 담당자의 눈에 쏙쏙 들어올 수 밖에 없다.
서류를 통과했다면 인사담당자가 전화를 하자고 연락이 올 것이다. 그것이 2단계, HR 인터뷰다.
아마 한국 외 다른 나라도 비슷할 것 같은데, HR 인터뷰를 거쳐야 실제 고용하는 팀과 인터뷰를 할 수 있다. 커리어 초반에 싱가포르 회사에 지원할 때 이 부분을 몰랐기 때문에 첫 인터뷰에서 무척 당황한 기억이 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아래 사항을 잘 준비하여 침착하게 통과하시기를...^^
<공통적으로 묻는 질문 리스트>
!!가장 중요!! 현재의 연봉과 원하는 연봉
연봉을 한화로 받고 있다면 SGD 혹은 USD로 환산해서 알려주기. 계산할 때 사용한 환율도 알려주기. 더불어 보너스가 있다면 공유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그럴 분들은 없겠지만 현재의 연봉을 불려서 이야기해선 안된다. 입사 시에 6개월치 Payroll (급료 지불명세서)을 달라고 해서 확인한다.
가장 어려운 부분인 "원하는 연봉"은 Glassdoor를 사용해서 조사하는 게 좋다. Glassdoor는 각 회사 특정 롤의 평균적인 연봉 수준을 보여주는 사이트다. 나 같은 경우는 내가 지원하는 회사, 지원하는 롤 뿐만 아니라 비슷한 회사의 비슷한 롤도 따져본다. 그러면 싱가포르 시장에서 이 역할이 받는 평균적인 연봉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 거기에서 시작해서, "평균 연봉을 보니 $xxx 수준인데, 나는 이러저러한 조건도 갖고 있기 때문에 최소 $yyy 정도는 받고자 한다"라고 말하면 된다.
!!그 다음 중요!! 현재 회사의 복지
영어로는 Benefit 혹은 Package라고들 한다. 미리 생각을 해둬야지, 바로 대답하려면 기억이 잘 안난다. 주로 보험, 통신비, 이외 회사에서 복지로 주는 비용(운동이나 교육에 지원해주는 돈이라든지...)이 어느 정도인지 말하면 된다.
이외 연차, 병가, 출산휴가, 재택 가능 여부, Work remotely 가능 여부 (싱가포르 외 다른 나라에서 며칠 일할 수 있는지) 등이 중요한 분이라면 미리 생각해두자.
본인의 커리어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너무 자세히 말할 필요는 없고 이 롤에 부합하는 경력 위주로 30초~1분 정도 설명하면 된다.
이직을 하고자 하는 이유는?
더 직접적으로, 현재 회사를 떠나고자 하는 이유는? 이라고 물어볼 때도 있다. 절대로 현재 회사나 역할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해선 안 된다!!
나는 주로 "이러저러한 것을 많이 배웠는데 이제는 더 높은 직급의 기회를 찾고 있다"라든지, 혹은 "현재 회사에 만족하기에 반드시 이직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희 회사에 관심이 많음"이라는 식으로 대답한다.
이 인터뷰는 인사담당자가 해당 롤에 대해 설명해주는 자리이기도 하다. 나는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는 편인데, 이 롤에 관심이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도 하고, 내 입장에서도 좋은 롤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다.
내가 주로 하는 질문은 어느 정도의 Seniority가 있는 자리인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Qualification이 무엇인지, 이후 Hiring Manager 인터뷰에서 나의 이러저러한 부분을 어필하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정도이다.
이후 Hiring Manager 인터뷰 부터는 이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