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출근하기 싫어서 밤에 안 자고 있는 모든 '미생'들을 위해
"직장은 정글이야" 아버지는 항상 내게 사회 밖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말하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러니 하게 나의 아버지는 가장 안락한 곳에서 일평생을 근무한 사람이었는데 왜 저런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지 모를 일이다. 임금노동자가 된 지 어언 두 달이 됐다. 두 번의 월급을 받았고 3일만 버티면 곧 세 번째 월급을 받는다.
브런치 직업에는 기자라고 쓰여있지만 난 나의 브런치에 기자가 어쩌고 저쩌고라는 말은 단 한 줄도 안쓸 생각이다. 아니 적어도 의식하고 쓰지는 않을 거다. 왜냐면 난 기자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아 딱.. 하나는 알겠다. 나는 펜 기자 스타일은 아니다. 사고도 실력도 글솜씨도. 일 평생 글 쓰는 직업을 동경해왔지만 막상 시켜주니 알겠더라 내 자리는 아니구나. 그러니 일단 당분간은 버티는데 의의를 두도록 하자. 앞으로 평생 무엇을 해 먹고살지 무엇을 위해 살지 그리고 어떤 것을 고민하고 품으며 살지 아직도 모르니까 일단은 그냥 이 하루를 잘 마치고 충실히 보내보도록 하자. 방향을 잃고 굴리는 공일지라도 일단 열심히 튕겨보자 뭐 그런 이야기 그러다 운이 좋으면 방향을 찾을 수도 있겠지.
시작이 반이라고 첫 글을 썼으니 이제 반은 됐다 싶다. 신문 2개를 읽고 시사인을 조금 읽다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끄적이니 12시 40분이 돼버렸다. 자야겠다. 오랜만에 글을 써서 좋은데 이 공책 저 공책에 조금씩 써서 모아지지가 않는다. 신문도 읽어야겠고, 방송뉴스도 봐야겠고... 주간지도 보고 월간지도 봐야겠고. 일기도 써야겠고.... 하.. 에라 모르겠다. 어쩌지. 일단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