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시간을 담은 펜 이야기
8년 전,
나의 언론고시 생활 내내 함께했던 펜.
11개월 동안 잉크를 세 번은 갈았다.
시험장에서도 이 펜을 썼었고,
논술을 쓰는 연습할 때도,
공부를 할 때도 이 펜을 썼다.
연습 때면 매번 제한 시간을 넘겨가며 논술을 작성했는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감이 넘쳤고, 정말 깔끔했다라고 느끼며,
더 덧붙일 것이 없겠다는 글을 쓴 적이 딱 한 번 있다.
그건 바로 시험장에서였다.
시간도 5분이나 남은 걸보고,
사람의 간절한 염원이 담기면 혼이 옮겨간다던데 이 펜이 나를 도와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는 그 이후 8년째,
이 펜을 늘 간직하고 있었다.
이 펜에는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공부했던 시간이 담겨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 염원이 담긴 펜을 동생에게 보냈다.
짧다면 짧을 10개월의 언시 생활이었지만,
지독한 염원을 담은 나의 펜을 동생에게 전하면 그 기운이 전해질까 싶어서.
부디 이 펜이 한 번 더 도와주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