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비 Aug 30. 2022

염원

간절한 시간을 담은 펜 이야기



8년 전,

나의 언론고시 생활 내내 함께했던 펜.

11개월 동안 잉크를 세 번은 갈았다.


시험장에서도 이 펜을 썼었고,

논술을 쓰는 연습할 때도,

공부를 할 때도 이 펜을 썼다.


연습 때면 매번 제한 시간을 넘겨가며 논술을 작성했는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감이 넘쳤고, 정말 깔끔했다라고 느끼며,

더 덧붙일 것이 없겠다는 글을 쓴 적이 딱 한 번 있다.

그건 바로 시험장에서였다.


시간도 5분이나 남은 걸보고,

사람의 간절한 염원이 담기면 혼이 옮겨간다던데 이 펜이 나를 도와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는 그 이후 8년째,

이 펜을 늘 간직하고 있었다.


이 펜에는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공부했던 시간이 담겨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 염원이 담긴 펜을 동생에게 보냈다.


짧다면 짧을 10개월의 언시 생활이었지만,

지독한 염원을 담은 나의 펜을 동생에게 전하면 그 기운이 전해질까 싶어서.


부디 이 펜이 한 번 더 도와주길 바라며.

작가의 이전글 바퀴 네 개, 굴러만 가면 행복이지.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