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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 Sep 08. 2020

애니메이션, 작은 시선에 가둔

Animation, 그 매력에 대하여

"pixar의 철학과 disney의 노래"

디즈니와 픽사를 오랫동안 알아왔다. 사실 누구든 나와 같을 거다. 의식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어린 시절에 한 번쯤은 백설공주나 신데렐라, 동화 속 이야기를 들어왔을 테니까. 그들의 역사는 우리보다 길다. 하지만 내가 디즈니 픽사 영화를 '공식적으로' 좋아하게 된 건 최근의 일이었다. 다른 곳에선 찾아보기 힘든 노래와 감동, 그에 맞는 스토리와 캐릭터까지. 그들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 내가 좋아하는 이유다. 나는 픽사의 철학과 디즈니의 노래를 좋아한다. 어린이든 어른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더 의미가 있었다. 


작년 11월 디즈니의 겨울왕국 2에 이어, 최근 6월에는 픽사의 신작 <온워드:단 하루의 기적>이 개봉했다. 나는 휴학생 버프 덕분에 개봉 당일, 상영 첫 회차 시간에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온전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즐겼던 순간, 좋아하는 무언가를 위한 일은 어느 것이든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었다.


애니메이션은 친숙하다. 때로는 유치하다고 말한다. 아무래도 어린이들이 주 타깃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꼬리표도 있다. 유치하다는 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이런 시선 때문에 몇몇 사람들이 영화를 보지 않는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가 애니메이션을 유치하다고 말할 때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어린이들이 많이 보는 영화라서? 아니면 진짜 인물이 아니라 만화 인물이 주인공인 이야기라서?



영화 코코 스틸컷 (coco, 2017)

2017년 영화 <코코>에서는 멕시코 문화와 디즈니, 픽사의 상상력이 더해졌다.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최근 디즈니 픽사의 영화 중에서 최고로 꼽힌다고 생각한다.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 아직 안 본 사람들을 위해 지금은 말을 최대한 아끼겠다.


최근에 기회가 되어 부모님을 '설득해' 이 영화를 같이 본 적이 있다. 그러고 나니 부모님도 애니메이션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달라진 기분이었다. 이처럼 '모두를 위한' 이야기를 유치하다는 하나의 시선에 갇혀 잃는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하나의 시선 너머에는 의외의 선물이 있다. 코코가 전하는 메시지, 픽사 특유의 감동은 모두에게 의미를 전한다. 아이들을 어른이 되게 하며, 어른들에겐 감동을 떠올리게 하는 의미. 이런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소중한 우리의 이야기이다.



https://youtu.be/fpTAqQPyGSs

갑자기 영상을 가져온 이유는, 영상 안의 15살 아이 친구가 인생 영화를 '코코'라고 말하는 그 내용이 인상 깊어서이다 :) 해당 내용은 43초부터 볼 수 있어요!




사실 모든 애니메이션이 이와 같지는 않다. 정말로 어린이만을 위한 애니메이션도 있기에, 디즈니 픽사의 모든 영화도 그럴 수가 없으니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유치하다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그런 영화를 볼 때면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애니메이션이랑은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작은 시선 때문에 모든 애니메이션을 가두어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얻을 수 있는 감동을 놓치고 싶진 않으니까.

(※ 아래부터는 영화 <온워드>와 <코코>에 대한 약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픽사는 가족애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잘 풀어낼 뿐만 아니라 그 감정을 오로지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코코>에서 다루었던 죽음 이후의 삶, 그곳에서 변화했던 가족들의 모습과 미구엘이 부르는 '리멤버 미~'로 주인공들의 감정을 우리 스스로의 경험에 대입하게 만든다. 둘의 만남은 감동과 눈물로 이어진다.


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스틸컷

<온워드>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족의 빈자리를 해결해 주려는 잠깐의 희망보단 남아 있는 사람에게 있는 온전한 소중함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가족애를 넘은 형제애를 다루면서 픽사만의 감동 서사를 유지한다. 


특히 온워드의 시놉시스를 보면 '하루만이라도 아버지를 만나기 위한 여정'이 중심이 된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이것은 픽사가 작정하고 감동을 주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걸 알면서도 당한다. 나 같은 경우는 영화관에서 디즈니 픽사의 감동을 온전히 즐긴 게 처음이어서인지 그 감정을 온전히 전달받은 기분이었다. (마지막에 너무 울었ㅠㅠ)


© zhenhappy & © pamchi,출처 Unsplash

사실 다른 제작사의 애니메이션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디즈니와 픽사, 이 둘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그들은 누구보다 사람들의 감정을 잘 파악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매번 다르지만 늘 같은 감정의 결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혹시 그동안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에 갇혀 있었다면, 그래서 보려는 생각조차 안 하고 있었다면, 오랜 추억의 감정을 느끼고 싶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한번 들여다보는 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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