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공무원들의 이탈이 많다고 합니다. 급여에 관한 부분과 함께 일을 통해 얻는 만족감이 크지 않은 것도 한 몫하는 듯합니다.
큰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자신은 그저 작은 부속품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공직의 테두리 안에 들어온 젊은 직원들은 입직 전 품었던 생각들이 허황된 꿈이었다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날그날 떨어지는 잡다 해 보이는 일에 파묻혀 지내다 보면 존재의 의의에 대한 고민도 깊어집니다.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는 건지도 모르고 쳐들어오는 일들을 쳐내기 바쁩니다. 이대로라면 회사 안에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기도 힘들죠. 외부로 튕겨나가려는 압력은 커집니다.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어려운 문제입니다. 완벽한 정답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다음의 조건 하나는 필요해 보입니다. "맥락이 보이는 일하기"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어떤 일이고,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조직원들이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밑도 끝도 없이 '언제까지 이걸 해오라'라는 일방적 지시는 다수의 부품들을 양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장의 수명을 줄이는 데에도 만만치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부서가 처한 상황과 미션, 그 미션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해야 할 일들, 그 일들이 갖는 의미들이 맥락 있게 먼저 공유되어야 합니다. '지금 그 일이 왜 필요한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당사자가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 회사는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를 쓸데없는 일을 자꾸 시키지?"라는 절망적인 생각에서 건져낼 수 있습니다. '있으나 마나 한 보잘것없는 부품'이 아니라 조직이 목표를 향해가는 길에 필요한 '동반자'라는 생각을 갖게 할 겁니다.
이 땅의 과장, 국장, 실장이 해야 할 일입니다. 관리자로 분류되는 저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