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력된 보고서를 앞에 두고 직접 보고하는 고전적인 보고방식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문자나 메신저 앱을 통한 보고(아래에서는 문자보고로 통칭하겠습니다)도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보고를 받는 대상자들의 레벨이 높아질수록 외부 활동범위가 넓은 만큼, 대면보고를 고집하면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사실상 보고가 불가능합니다.
당연하게 문자보고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빠르게 보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간단한 상황이나 동향은 굳이 보고서를 만들지 않고도 간단히 처리할 수 있습니다. 요즘 제가 '받는 보고'뿐만 아니라 위로 '하는 보고'의 절반 가량은 문자를 통해 진행됩니다.
문자 보고도 어디까지나 보고인 만큼 보고하려는 내용이 명확하게 전달되도록 해야겠죠. 구조는 통상 서두에서 보고의 주제(topic)를 먼저 밝힙니다. 그래야 무슨 내용인지, 중요성이 큰 사안인지, 그냥 알고만 있으면 되는 사안인지를 미리 알 수 있습니다. 보고받는 사람의 긴장감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어지는 본론에서는 보고하려는 핵심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서술합니다. 본론에서 보고를 마무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내용에 따라 앞으로 관련사항을 어떻게 추진할지 그 계획을 간단히 밝히고 마무리하기도 합니다.
글은 딱딱한 개조식 문체가 아니라, 편안히 읽을 수 있는 부드러운 구어체로 씁니다. 다소 인스턴트 한 느낌이 들어도 괜찮습니다. 형식적으로는 문장을 짧게 쓰는 것이 좋습니다. 구어체 문자 보고에서 문장을 길게 쓰면 주술관계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중언부언하는 느낌이 더 커집니다. 이밖에 적절한 단락구분도 중요합니다. 별생각 없이 여러 문장을 하나의 문단 안에 담는 '통문단'은 상대방에게 읽기 싫은 보고서를 건네는 것과 같습니다. 단락구분은 필수입니다.
< 예시 문자 보고 >
실장님~~
김 과장입니다.
(서론: 보고내용 소개) 섬 박람회 개최 관련 지역 동향을 한 가지 보고 드리고자 합니다.
(본문: 보고하려는 핵심 내용) 당초 섬 박람화를 개최의사를 밝힌 ㅇㅇㅇ지자체에서 박람회 개최를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지역 언론보도에 따르면 ~ (압축적이되 이해하기 쉽도록)
(마무리: 앞으로 계획) 관련하여 이번 주 금요일까지 지자체 정확한 입장을 확인하고 별도 보고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경우, 보통 문자 보고를 할 때는 위에 든 예시에서와 같이 보고 대상자의 호칭옆에 물결무늬 두 개를 표시합니다. 보고 받는 사람이 친근감 내지는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면 보고를 들어갈 때 웃는 얼굴로 들어가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한편, 위와 같이, 문자로만 보고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고서 파일 또는 이미지를 첨부해 보고하는 상황도 많습니다. 자주 하는 실수 중에는 아무 설명 없이 다짜고짜 보고서 파일만 대화창에 올리고 거기서 그치는 것입니다. 보고 받는 사람은 당황스럽습니다.
보고하려는 내용이 무엇인지 문자로 간략히
설명을 해준 뒤, 관련 보고서를 뒤이어 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대략 어떤 내용이라는 감을 잡고 보고서를 검토하게 되므로 이해가 더 빠를 수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문자보고에서도, 몇 가지 사항만 신경 쓴다면 보고는 보고대로 잘 이루어지되, 상대방으로부터 좋은 인상도 함께 챙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