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한 가지 사례를 들고 시작하겠습니다. 데이터기반행정과 관련한 사업계획 추진배경의 일부분입니다.
□ 추진배경 ○ 과학적 데이터분석 수행을 통해 정부 정책 수준을 높이고, 범정부 데이터분석 역량 향상을 위해 효과적 교육운영 및 분석시스템 구축
어떤가요? 무난해 보이시나요? 언뜻 그래 보입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뭔가 좀 자연스럽지 못한 게 느껴집니다. 박자가 맞지 않습니다. 보고서가 술술 읽히려면 내용이 물론 쉬워야 하지만, 문장의 구조도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위 사례 문장을 끊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전단에 해당하는'과학적 데이터분석 수행을 통해 정부 정책 수준을 높이고, '를 보면, '과학적 데이터분석 수행'(A)을 수단 삼아, 결과적으로 '정부 정책 수준을 높인다'(B)는 A:수단---> B: 목표달성의 구조입니다.
이번에는 후단을 보겠습니다.
'범정부 데이터분석 역량 향상을 위해 효과적 교육운영 및 분석시스템 구축'으로 돼있습니다. '범정부 데이터분석역량 향상(D)'이라는 목표가 먼저 제시되고, 그 수단에 해당하는 '효과적 교육운영(C1)', '분석시스템 구축(C2)'이 뒤에 이어집니다. 단순화하면, D: 목표달성 <--- C1, C2: 수단의 구조입니다.
전단에서 나온 문장의 구조와 반대죠. 읽다 보면 전단과 후단의 구조가 달라서 살짝 갸우뚱하게 됩니다. 보고서를 읽는 사람은 전단을 읽으면서 A---> B 구조라는 걸 인지하고, 후단도 같은 구조일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구조가 다르다는 걸 아는 순간 '내가 제대로 이해를 한 건가?'라는 작은 혼란에 빠집니다. 문장을 다시 읽어봐야 하는 수고로움도 생깁니다.
전단과 후단의 구조를 같게 만들어 보겠습니다.
○ 과학적 데이터분석 수행을 통해 정부 정책 수준을 높이고, 효과적 교육운영 및 분석시스템 구축으로 범정부 데이터분석역량을 강화
구조가 같아져서 흐름이 끊기지 않고 읽힙니다. 전단과 후단의 박자가 맞습니다. 보고서 문장을 만들 때, 문장과 문장의 구조를 잡을 때 박자가 맞는지도 한번 살펴보세요. 조금 더 잘 읽히는 보고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