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께 올리는 편지, 셋
문득, 이 자연스러운 행동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태어나 처음 이를 닦았을 때를 기억할 수는 없지만 아마 여러 번 반복해서 하다 보니 이제는 무의식으로도 이를 닦는 행동을 할 수 있게 되었겠지요. 특히 입을 헹구는 작업은 좀 더 복잡한 것처럼 보입니다. 넘치지고 부족하지도 않은 양의 물을 머금고 공기의 압력으로 이리저리 물을 자유롭게 제어하다가 마지막에는 입 밖으로 내뱉습니다. 이 복잡한 과정을 해내고 있다니 새삼 대견합니다.
매 호흡마다 새로운 숨이 들어오고, 헌 숨이 나를 떠납니다. 지금 당장에도 새로운 숨은 새로운 나를 짓고 있습니다. 매 순간 죽고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하면 공기처럼 자유로운 느낌이 듭니다. 이를 닦으며, 아사나를 습관처럼 해 나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봤습니다. 2월의 첫날, 초심初心을 떠올려봅니다.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재단하지 않고, 지금의 나로, 맑은 초심 하나 세워 세상을 살아가겠습니다.
글 /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