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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ny Nov 26. 2015

인터라켄 그리고 눈물(상)

스위스 인터라켄 서역 편의점


"캔아이 겟 시가렛 플리즈"(담배 주세요)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앟는다.


스위스 제네바 공항에 도착해서 기차를 타고 저녁쯤 인터라켄에 도착했다.


인터라켄에 온 이유는 단 하나.


사진으로만 보던 알프스의 풍경을 직접 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담배를 피우며 비 내리는 인터라켄을 보고 있다.


"....."


"뭐 같네."


다음날 아침


민박집 창문 밖을 보니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아침에 샌드위치 먹으며 민박집 아르바이트생한테 비 오면 어디가야하냐 물어봤다.


"... 없습니다"


"..... 네"


'그래... 내가 인간으로서 뭘 할 수 있겠나?? 비가 오든 말든... 나가자... 나가서 비라도 맞자..."


그렇게 비를 맞으면 인터라켄을 걷기 시작했다.



비가 와도 인터라켄 인가? 싶었다.


내가 생각했던 알프스 풍경과는 달랐지만 운치 있고 좋았다


근데 망할 비 안 왔으면 더 좋았잖아!!


그렇게 점심시간까지 걸어 다니다가 민박집에 복귀해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밖을 보니  이슬비만 내린다.


민박집 알바생에게 물었다.


"이 정도 비면 어딜 가야 합니까?"


한참을 고민하던 알바생이 한 곳을  추천해주었다.


"한 번 그린델발트 가보세요.. 거기는 산이 아니라서 비가 와도 갈 수 있는 곳이거든요"


나는 스위스 패스를 구입하지 않았다.


스위스 패스만 있으면 기차를 공짜로 탈 수 있거나 일정 지역을 많은 할인을 받고 갈 수 있다.


내가 멍청하게 왜 스위스 패스를 알아보지 않았을까?


민박집에서 그린델발트 가는 동선을 알아보고 인터라켄 동역으로 걸어갔다.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유럽에서 문제없이 의사소통을 했다.


내가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독일어나 이태리어, 불어를 잘한 것도 아니다.


어릴 적에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프랑스에서 영어를 쓰면 프랑스 사람들이 기분 나빠한다는 걸 읽은 적이 있다.


그래서 회화 어플로 비벼보려고 했지만. 아무리 회화 어플이라도 생소한 언어를 따라 하기란 힘들었다.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인사와 감사합니다 표현을 그나라 언어를 쓰는 거였다.


독일어를 예로 들면 먼저 사람한테 다가가서 인사를 한다.


"쿠텐탁"


그리고 영어로 "쏘리 아이 캔트 스피킹 젊은이"(미안한데 나 독일어 못해)


이 정도 해주면  이해해준다.


그다음 영어로 나의 의사를 표현한다.


그리고 고맙다고 "당케  당케"라고 대답하니 대부분 사람들이 웃었다.


유럽 다니면서 느낀 거지만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 말고는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많다.


조금 할 줄 알아도 잘 하진 못한다.


예를 들어서 "캔 아이겟 아이스크림" 정도는 알아듣겠지만 생각했지만 못 알아듣는다.


그럴 땐 그냥 정말 쉬운 영어로 "아이 원트  아이스크림"이라고 말하면 알아 들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영어로 나한테 말하면 그 대화에서 대충 눈치로 알아 들었다


어떻게 보면 호주에서 사람들이랑 지내다보닌깐 귀가 뚫린 것도 없지 않아 있긴 있다.


한 번은 스위스 카페에서 중국인 손님이 있었다.


중국인은 영어를 전~~~ 혀 못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스위스인은 많이 답답한 표정을 짓었다.


같은 동양인인 내가 조금 영어 하니 앞에 사람이랑 의사소통이 안되어서 답답하다며  하소연하였다.


인종차별 보단 의사소통이 안되는 거에 대해 차별을 하는 것 같다.


아무튼 나는 지금 그린델 벨트로 가는 기차를 탄다.


인터라켄은 중국인들도 많고 한국사람들도 많았다.



그린델발트에 도착했다. 비는 그쳤다.


구글맵을 보며 계속 걷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왜 그쪽으로 걸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뭔지 모르는 이끌림에 그쪽으로 걸었다.



계속 걷다 보니 주변의 관광객들도 없고 이렇게 집이 많지만 주민들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 광경을 보며 스위스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없는 동산에 앉아서 한 참을 구경했다.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광경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동영상을 수십 번 찍었다


그래도 담을 수가 없었다.


실제로 보고 느껴야 한다.


글을 쓰며 느낀 거지만.. 인터라켄은 백번의 말보다 한 장의 사진으로 내 감정을  전달해준다.



나도 저기가 정확하게 어딘지 모른다.


그린델 벨트역에 내려서 찾아가라.


여기에 도착한다면 그린델 벨트의 모든 것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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