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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ny Nov 27. 2015

인터라켄 그리고 눈물(하)

다음날 아침


민박집 사람들과 서로 갔던 곳을 공유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일은 루체른으로 떠나야하닌깐 오늘이 인터라켄에서의 마지막이다.


패러글라이딩도 타 보고 싶었지만... 무서웠다.


왜냐하면 사람이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죽을 수 있는 확률은 줄이고 싶거든요.....


제 삶의 원칙입니다.


창문 밖으로 날씨를 보니 비 올 것 같은 날씨다...


이제는 비 오는 것도 무섭지가 않다.


민박집의 대부분 사람들은 융프라우를 간다고 한다.


융프라우는 쉽게 설명해서 알프스 꼭대기다.


한국사람들과 중국사람이 많이 가는 곳이다.


이런 말이 있다.


날씨가 안 좋으면 20만 원 주고 기차 타고 갔다가 20만 원짜리 안개 보고  돌아온다고...


날씨도 흐리니 내키진 않는다.


내가 매우 계획적인 사람인데.. 이번 유럽 여행하면서 계획적으로 다니진 않았다.


일단 민박집 들어가서 오늘은 어딜 갈까 생각하고 행동했었는데..


이게 자유여행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이번엔 쉴트호른에 가보려고 한다.


쉴트호른은 007 영화에 나와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가격도 융프라우에 비해 싸다고 한다.


민박집에서 쉴트호른 가는 동선을 확인하고  집 밖을 나섰다.


기차 타고 버스 한번 타니 케이블카가 있는 곳으로 도착했다.


쉴트호른에 오르기 전에 알프스 산맥에 '뮤렌'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그곳에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야지 쉴트호른으로 갈 수 있다.


마을 대충 둘러보고 쉴트호른 봉우리를 보았다


구름이 쉴트호른 봉우리를 감싸고 있었다..


"이거... 10만 원 주고 올라가면 10만 원짜리 안개 보고  내려오겠는데...."


한참을 고민하다가 여기까지 온 거 등산을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뮤렌 마을을 시작해서 등산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2시간을 걸었을까?


같이 등산하던 사람들도 이제 보이지 않고 집은 많은데.


또 사람은 나 밖에 없다.


이러다가 곰이라도 나타나면 죽는 거 아닌가 생각이 좀 들었다.


그렇게 계속 계속 걷다 보니 저 위에 쉴트호른이 육안으로 보였고 더 이상 길은 안 보였다.


뮤렌 마을에서 2시간.. 더 이상 갈 길이 없을 때


이슬비가 내리던 흐린 날씨는 영화처럼 사라지고 햇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마.. 단언컨대 내 인생에서 가장 아람다운 경관을 보게 된다.


제 사진 찍는 거 정말 안 좋아하거든요.


근데. 정말 저 순간만큼은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왜냐하면 그때 그 순간이 정말 제인생에서 행복했던 순간이거든요.


계속 웃음만 났어요. 그래서 계속 웃었어요.


그러다 저도 모르게 울었어요.


너무 행복하고 좋았어요.


울었다고 하면 대부분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저도 예전에 꽃보다 청춘에서 연예인들이 마추픽추를 보고 울었을 때 이해 못했습니다.


근데. 이제 알게 되더라고요. 왜 울었는지.


생각만 하지 말고. 계획만 하지 말고 실제로 보세요.


경험하세요.


이런 이야기 많이 들어요.


"돈이 없어서... 돈을 모아야 해서"  "취업 준비해야 해서..."  "토익 준비 때문에..."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시험공부해야 해서..." "시간이 없어서...."


등등의 이유로 여행을 못 갔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저는 잘 다니던 회사 때려치우고 호주 갔습니다.


돈은 벌어서 가면 되고요..


취업준비 시험 준비.... 뭐 준비... 이런 거.. 그 순간 그거 안 한다고 해서 인생이 X 되진 않아요.


하고 싶으면 하세요. 생각만 하지 말고요.


그냥 하면 돼요. 저도 제가 X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언제 하냐고요?


지금 당장이요.


지금 아니면 기회는 없습니다.


또 이런  이야기합니다.


"나는 지금 열심히 살아서 돈 많이 벌어서 성공해서 나중에 갈 거야."


제가 이 아름다운 경관을 보고 기차를 타러 내려왔을 때 한국 여행객들이 단체 투어를 왔습니다.


다들 연세 많으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었습니다.


여행 가이드의 깃발만 쳐다보며 걷더군요


그리고 나이 많으신 할아버지를 마주 보며 기차를 탔습니다.


그 할아버지의 표정은 즐겁지도 행복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20대에 여행 왓을 때.. 30대에 여행 왔을 때..


또.. 40대.. 50대... 60대.. 70대


각 나이대별로 느낌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전 아직 30대를 경험 못한 사람이기에 20대에게  말씀드립니다.


20대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놓치지 마세요.


단 한 번뿐인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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