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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인 Aug 29. 2023

꾸준함을 방해하는 가장 위험한 생각


1. 아 귀찮아

2. 아 힘들어

3. 아 졸리다

4. 아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위 4가지 보기 중,

꾸준함에 있어 가장 위험한 생각은 무엇일까?





정답은 4.


'아~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스페인어 독학, 이번달로 1년 9개월 차이다. 2년가량 혼자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것을 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습관이다. 10분 오차 없이 늘 정해진 시간에 당연히 그걸 한다. 그걸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그걸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습관이 몸에 제대로 잡히면 위 1~3번의 생각이 하찮아진다. 귀찮고 힘든 마음, 그까짓 거 손가락 튕겨내면 끝이다. 습관대로 몸이 알아서 움직여주니, 정신 차려보면 그걸 끝낸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나 이렇게 견고히 습관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드는 생각이 하나 있는데.. 바로 4번이다. 1~3번에 비하면 타격감이 견줄 수 없이 크다.


이 무시무시한 회의감이 찾아옴과 동시에 지금까지 부어온 노력이 한순간에 허무해지는 것 같다.


'아니..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 별로 느는 것 같지도 않은데ㅠ'


'이거 한다고 훗날 내게 무슨 도움이 될까? 밥은 맥여줄라나..?'


더 큰 문제는 무엇이냐면, 이 허무함이 가끔도 아니고 수시로 찾아온다는 것이다. 햇수가 차면 찰수록 더 그러하다. 이걸 소위 요즘 말로 현타라고 하더라.


(현타: 현실자각타임의 줄임말, 헛된 망상이나 꿈을 상상하다 자신이 처한 실제 현실을 깨닫게 되는 시간)


부쩍 요즘 들어 이 현타가 수시로 내 맘을 드나드는 것이다. 고민은 됐지만 습관의 힘으로 해오던 것을 유지해 오던 참이었다.




그러다 이 현타감을 극복하는 방법을 최근에 알아냈다.



첫째, 어제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지 말고, 기간을 좀 더 길게 잡고, 6개월 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 보는 것이다. 긴 호흡으로 나의 발전 과정을 지켜봐 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게 기록이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오늘 아침에 뭘 했는지도 까먹는 게 사람이다. 하물며 1년 전의 일을 기억할까?


그래서 난 기록에 힘쓴다. 기록 역시 굉장히 귀찮은 과정이지만, 이를 통해 6개월 전의 내 실력, 감정, 상황을 머릿속에 생생히 재현해 낼 수 있고, 지금의 나와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실력은 오랜 기간에 걸쳐 쌓이는 것이고, 지난 6개월간 분명 놀라운 발전을 이룩해 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 발전을 스스로 자각하는 순간 이 허무함은 온데간데없이 달아나버리고 없을 것이다.



둘째, 내 예상 수명을 대충 짐작해 보고, 총 수명 중 현재 내가 이것에 투자하는 시간의 가치를 매겨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태 30년을 살았고 앞으로 더 살날이 60년이다 치자. 그럼 그 60년 중 첫 3년을 독서나 외국어에 투자한다면? 1/20도 안 되는 시간인 것이다. 엄밀히는 3년도 아니지. 하루 중 1시간도 안 할 테니. 1/1000 되려나?


내가 실질적으로 투자하는 시간을 인생 전체를 두고 따져보면 너무 소소하다. 고작 얼마 안 되는 시간인데 그걸 힘들다며 찡찡댔다니.. 엄살 부린 거였네? 깨달았으면 됐다.



마지막, 그냥 즐기는 것이다. 1년을 넘게 지속해 왔으면 더 이상 고역이 아니라 하나의 재미난 장난감이나 다름없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 못 이긴다고. 내가 이걸 얼마나 즐기고 있는지, 내가 이거를 손 놓아버리면 하루가 얼마나 무미건조해지고 보람 없을지 상상해 보는 것이다. 차라리 원래 해왔던 거 그냥 쭉 해나가는 게 더 맘 편하고 즐겁다.



 

그래도 습관이 생각을 이긴다. 무언가를 습관으로 만든 사람들이라면 사실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 이 현타마저도 무시하고 그냥 해낼 수 있는 저력을 지녔을 테니.


현타가 왔다면? 아 방금 나한테 이런 생각이 들어왔구나~ 딱 여기까지만 알아채고 흘려보내면 된다. 부정적인 감정에 더 깊게 빠져들지 말고, 내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게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그럴수록 습관에 더 매달려야 한다.


꾸준함에 있어 자꾸 넘어지신다면, 내가 위에 기록한 생각회로를 잘 참고해 주셨으면 좋겠다. 현타는 오직 내 머릿속에서만 일어나는 것뿐. 누구나 매일같이 부정적인 감정들을 겪지만 무시하고 쭉 이어온 사람들만이 열매를 따는 것.



습관에 몸을 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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