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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주 Oct 18. 2021

[김은주의 라떼뷰] 배우 정진운의 진심

“데뷔 13년 떼고 리턴 신인”

‘브라더’ 연기 8.2점 “거부감 들지 않았으면”
다정다감 연하남? 이미지 스펙트럼 넓히고파
실제 비흡연자 “담배 피는 연기 가장 힘들어”
때리는 것보다 맞는 연기에 스트레스 풀려
“멜로물 도전하고파” 높이뛰기 선수같은 나
2AM 컴백…서로가 서로에게 선물같은 존재


정진운. 이름 석 자 앞에 늘 붙어 다니는 수식어 2AM. 정진운의 연예계 출발은 가수였다. 2AM은 지난 2008년 미다스의 손 박진영이 댄스 그룹 2PM과 같은 해에 데뷔시킨 발라드 아이돌 그룹이다. 데뷔 13년이 지난 지금 정진운은 2AM이라는 가수 타이틀 다음으로 영화배우 명함도 겹겹이 세우고 있다. 지난해 10월 군 제대 이후 스크린 데뷔작으로 주연한 영화 ‘나만 보이니’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브라더’ 엔딩 크레딧에도 상단에 이름을 올리며 연속 두 작품 주연 자리를 꿰찼다.


가수 데뷔 13년. 소위 말하는 아이돌 출신 배우로서 지향하는 연기 방향은 어디일까? “첫 번째로 대중이 캐스팅 명단을 봤을 때 제 이름을 보고 거부감이 들지 않는 사람이 되는 거고요. 두 번째는 저만의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연기자로서 단단하게 성장하는 거죠.” 이제 막 터진 총성을 듣고 출발선에서 첫 걸음을 뗀 러너(runner)에 자신을 비유했다.


가수 활동 13년은 다소 길다면 긴 이력이지만 정진운은 정통적으로 입문한 연기파가 아니기에 배우로서는 늘 새롭게 시작하는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작품에 임한다고 겸손하게 털어놨다. 입가에 살짝 번지는 미소를 보니 13년 전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해맑은 표정으로 기자와 인터뷰했던 신인 가수 정진운의 모습이 언뜻 교차되는 듯 했다. 당시 귀밑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으로 이마를 가렸던 열여덟 수줍은 소년이 터틀넥 블랙 니트에 트렌디한 목걸이까지 멋스럽게 소화하는 서른하나의 늠름한 청년이 됐다. 이제는 노래가 아닌 연기로서 진심을 전하고 있었다.


배우 정진운. 사진제공=미스틱스토리


그의 연기 경력은  앞선 두 편의 영화 작품이 다가 아니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2012년 KBS ‘드림하이2’를 통해 배우로 정식 데뷔했고, tvN ‘연애 말고 결혼’(2014), JTBC ‘마담 앙트완’(2016), SBS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2018),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등 여러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며 TV 드라마 배우로 인사해왔다. “여전한 신인 배우”라는 정진운의 말이 겸손한 멘트처럼 느껴진 건 이러한 이유에서다.


영화 ‘브라더’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조재윤도 정진운의 배우로서 재능을 높이 평가했다. 정진운은 영화 ‘브라더’에서 조직의 비리를 캐내는 열혈 신입 형사 강수 역으로 출연한다. 조재윤은 정진운에 대해 “솔직히 아이돌 출신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번 영화를 함께하면서 그 선입견을 완전히 깨줬다. 배우 정진운으로 거듭나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정진운은 조재윤의 말대로 극중에서 배우로서 제 몫을 다해내며 베일에 싸인 비밀을 밝혀내야 하는 인물을 자연스럽게 연기해냈다. 여기에 몸을 사리지 않는 시원한 액션 연기와 연기파 배우 조재윤과 함께 완성한 브로맨스 케미까지 덤으로 선사한다.


드라마 영화에 예능까지 만능 엔터테이너로 성장 중인 정진운은 ‘브라더’로 관객과 만나는 데 이어 코믹 호러물 ‘오! 마이 고스트’, 스릴러물 ‘친절한 경찰’, 액션 스릴러물 ‘나는 여기에 있다’ 등 다채로운 장르물에 연속 도전하며 스크린이 주목하는 대세 배우로서 조만간 다시 인사할 예정이다. 배우 활동과 함께 오는 11월 1일 발라드 그룹 2AM 멤버로서도 가요계에 컴백한다. 2AM의 태생과 성장을 줄곧 함께해온 박진영과 방탄소년단을 세계적인 그룹으로 키워낸 방시혁이 더블 타이틀 곡으로 2AM의 컴백에 힘을 보태 7년 만에 새 미니 앨범 ‘Ballad 21 F/W’로 돌아온다.


배우 정진운. 사진제공=미스틱스토리

▶영화 ‘브라더’ 본 소감이 어떠세요? 액션 연기가 많은 편인데요. 촬영 에피소드 좀 들려주세요.


-굉장히 빨리 인사드리고 싶었던 작품이었어요. 정말 기대가 많이 되고요. 사실 시나리오를 정말 재밌게 읽었거든요. 머릿속에 잔상이 많이 남았고, 감독님을 빨리 뵙고 싶었어요. 만나뵈니 저에 대한 믿음이 있으시더라고요. 저도 감독님과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촬영장에서는 조직에 잠입한 형사라 정장을 입은 채 맞고 때리는 장면들이 많았는데요. 온몸에 멍이 들어있을 정도로 과격한 액션이 많았는데 대역을 쓰지 않고 진행했어요. 특히 저 멀리에서 쇠파이프를 들고 뛰어오는데 (조)재윤이 형을 뒤로 밀치면서 촬영했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액션 연기에 본격적으로 도전한 셈인데요. 어땠나요? 준비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신근호 감독님이 “강수야 멍 때리고 3초만 바라보고 있어” 이런 연기 주문을 주실 때가 있어요. 이런 것들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우리 작품은 실제 범죄 조직과는 다른 스토리라 형사들 찾아가서 인터뷰하지 말아달라고 하시더고요. 참고할 것들이 없어서 어렵긴 했어요. 무엇보다 담배 피는 연기가 제일 힘들었어요. 어떤 공간에 주저앉아 제대로 잘 피워야 했는데 제가 비흡연자라 감독님의 디렉팅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웠거든요. 액션을 하느라 숨 차는데 담배까지 펴야 해서 어지럽고 힘들더라고요.


배우 정진운 영화 ‘브라더’ 스틸컷. 사진제공=BoXoo엔터테인먼트

▶후반부쯤 좁은 공간에서 1:1 매치하는 액션 장면이 있는데 어렵지 않았나요?


-와 이 질문 기다렸어요(웃음).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게 화면에만 좁아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훨씬 더 비좁아요. 그 작은 공간 안에 조명, 오디오 감독님 등 10명 정도의 스태프 분들이 다 들어가서 찍거든요. 주먹을 칠 때에도 벽에 부딪칠 거 같더라고요. 발차기를 하면 타일이 깨지니까 정말 어려웠어요. 게다가 먼지 날리는 데 환풍기도 못 틀고 덥고 미끄럽고 정말 힘들게 촬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다면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요? 연기 점수를 준다면요?


-액션을 하면 대부분 때릴 때 속이 후련한 편이라고 하던데 저는 맞을 때가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웃음). 몸은 아픈데 스트레스가 풀리니까 맞는 연기가 굉장히 재밌었어요. 실제로 맞고 때리는 연기가 많은데 그만큼 터프하고 리얼하니까 시원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요즘 코로나다 뭐다 해서 굉장히 답답하고 꽉 막혀 있잖아요. 저희 영화를 보시고 막힌 속이 뚫렸으면 좋겠어요. 제가 전 작품 ‘나만 보이니’를 8점 줘서(웃음). 이번 작품 연기는 8.2점 정도 될 것 같아요. 연기 기대해주세요.


배우 정진운. 사진제공=미스틱스토리

▶브로맨스를 보여준 조재윤 배우와의 연기는 어땠나요?


-촬영을 정말 편하게 했어요. 애드리브 하는 것까지도 편했죠. 돈봉투를 건네는 장면을 찍는데 둘이 정말 잘 어울리더라고요. 많은 스태프 분들도 그 장면을 보시더니 ‘케미가 보이는 첫 장면’이라고 하더라고요. 서로 액션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제가 눈빛을 보내고 서로 무언의 이야기를 주고 받을 때 좋더라고요. 사석에서도 워낙 편하게 잘지냈고요. 조재윤 배우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죠. 긴장보다는 ‘선배님의 리액션을 잘 받아보자’ 하는 마음으로 촬영했고 정말 많이 보고 배웠습니다.


▶조재윤이 아이돌 출신 배우를 바라보는 선입견이 깨졌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돌 출신 배우를 어떻게 바라보나요?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요즘 굉장히 많죠. 그 중에는 잘했던 배우들도 있고 부족했던 배우들도 있었어요. 지금은 연기 잘하는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저도 노력을 다하는게 최선인 것 같아요.


배우 조재윤과 정진운 영화 ‘브라더’ 스틸컷. 사진제공=BoXoo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연기 연습은 어떻게 하나요?


-말하는 것처럼 연기하는 걸 좋아해요. 연기력 향상을 위해 사람들을 많이 관찰했어요. ‘아 이런 상황에서는 저런 습관을 보여주는구나’ 세세하게 관찰하면서 말투나 표정 같은 것들을 자세히 익히려고 했어요.


▶‘브라더’의 관람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전개가 빠르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작품이에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해주는게 우리 영화의 관람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액션의 합도 칼같이 맞아서 정말 리얼하고 터프한 액션을 보시는 재미가 있으실 거예요.


▶본인만의 슬럼프를 이겨내는 방법이 있을까요?


-전 아직 연기의 대가가 아니라서 그런지 슬럼프가 오지 않았어요(웃음). 음 가령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에는 바다 안으로 들어가요. 프리 다이빙을 하면 정말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데 그 고요함을 즐기다 보면 고민이 내려가는 것 같아요.  

배우 정진운 영화 ‘브라더’ 스틸컷. 사진제공=BoXoo엔터테인먼트

▶영화 ‘브라더’를 통해 어떤 이미지를 얻길 바라나요?


-기존 모습과는 달리 봐주시길 바라죠. 그래서 이미지에 대한 스펙트럼이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사실 그동안 다정다감하고 귀여운 연하남으로 캐스팅이 되기도 했는데요. 그런 모습뿐만 아니라 ‘아 정진운이 저런 이미지도 있구나’ 하는 걸 갖고 싶어요. 정진운의 스펙트럼이 넓어져서 한 칸 한 칸 채워지는 걸 얻고 싶네요. 늘 저를 보실 때 착하고 순하고 올바를 것 같다고 하시는데 물론 이런 이미지들이 좋지만 터프한 모습도 종종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거든요. 관객분들이 ‘연기 잘했다’ ‘정진운에게 저런 모습이 있구나’ 칭찬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배우로서 어디쯤 와 있다고 생각하나요? 어떠한 연기자로 성장하고 싶은가요?


-이제 막 총성이 울려서 출발선에서 뛰기 시작한 단계라고 생각해요. 아직은 뛰어가야 할 거리가 먼 사람이죠. 새롭게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캐스팅 명단에 제 이름이 보였을 때 크게 거부감이 들지 않았으면 하고요. 자연스러운 매력을 주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요.


▶올해 정진운 배우가 걸어온 길은 어떤가요?


-어떠한 것을 가리거나 불편해하지 않고 항상 열심히 혼자 즐기고 있다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하고 있어요. 제대 이후 정말 행복을 느끼며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웃음).


배우 정진운 영화 ‘브라더’ 스틸컷. 사진제공=BoXoo엔터테인먼트

▶영화 장르나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있을까요?


-아직 멜로물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요. 화면을 통해서 연애하는 걸 보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더라고요. 지금 시나리오와 캐릭터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는데요. 색다른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어요.


▶2AM 컴백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일단 정말 설레고요. 2AM은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만날 때마다 너무 재밌게 얘기를 해요. 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비밀을 갖고 있는지 다 알고 있거든요.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을 대중에게 빨리 보여주고 싶어요. 2AM의 컴백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이 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출연하고 싶은 예능이 있나요?


-KBS 다큐멘터리 ‘걸어서 세계 속으로’ 나가고 싶어요(웃음). 전 출연료도 안 받아도 돼요. 어디론가 갈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여행을 좋아하고 오지를 정말 좋아해요. 남들이 못해본 것을 도전하는 걸 좋아해요. 하나 더 꼽자면 KBS ‘한국인의 밥상’은 최고의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웃음).


▶배우 정진운을 표현해주는 단어가 있다면요?


-아 이 질문 정말 어려운데요. 저는 높이뛰기를 하는 육상 선수같은 느낌이랄까요. 연습한 것 만큼 도움닫기를 잘해야 장애물을 넘을 수 있는 선수인 것 같아요. 매 작품마다 더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가 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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