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살면서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아요. 만 7년 넘는 시간 동안 고민 상담을 하면서 많은 청년들에게 들었던 말이에요. 그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서, 친구들에게서, 온라인상의 불특정 다수가 보내오는 메시지를 통해서, 심지어 겉으로 보기에는 괜찮아 보였던 교회 사람들에게서도 들었어요. 죽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걸까요?
"차라리 크리스천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자살하면 지옥 가는 걸 아니까 자살을 못해요.
그냥 차 사고 나서 죽었으면 좋겠어요."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를 쏟아내던 한 자매님의 이야기에 같이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죽어야만 지옥에 가거나 천국에 가는 걸까요?
이 세상의 삶이 지옥 같다면, 죽지 않고도 이미 지옥에 살고 있는 게 아닐까요?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속은 다 곪아버린 사람들이 많아요.
'어떻게 하면 저 식칼을 최대한 빠르게 배에 꽂을 수 있을까?'
저 역시도 하루 종일 이런 생각만 하며 자살 충동에 시달린 적이 있었어요. 자살을 실행으로 옮기고 싶었지만, 그럴 용기가 없어서 실패했었죠. 암울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죽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습니다.
한국의 자살률은 언제나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어요. 청년뿐만 아니라, 중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가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죠. 뭐가 그렇게 힘든 걸까요? 힘들게 하는 상황도 자살의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그 어디에도 털어놓을 수 없는 상황이 자살로 몰아가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바빠서 내 얘기 못 들어줄 것 같은데, 너는 그래도 내 얘기 들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연락했어.'
'전화할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전화했어요.'
'이야기 털어놓을 데가 없어요.'
하나같이 비슷한 말을 하며 저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아요. 예전에는 저에게 죽고 싶다고 말하는 친구에게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어요.
'미안한데, 나도 죽고 싶어.
도움이 안 돼서 미안해.'
그 때 저는 정신과 약을 먹으며 지내던 때였고, 친구의 힘든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만, 위로를 해주거나 도와줄 만한 여력은 없었어요.
그런데, 하나님이 믿어지는 경험을 하고 난 이후, 제 인생이 완전히 바뀌어버렸어요.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거창한 도움을 줄 수는 없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어떻게든 힘이 되어주고 싶고, 힘든 시간을 함께 극복해 보자고 외치고 싶어졌어요.
'살고 싶어요.'라는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글쓰기모임을 만들게 되었고, 글쓰기로 새 삶을 쓰자는 의미를 담아 새삶쓰기 글쓰기모임을 만들었죠. 죽고 싶어 하셨던 분이, '글쓰기를 통해 이제야 숨 좀 쉽니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새삶쓰기 글쓰기 모임은 글을 멋지게 잘 쓰기 위한 모임이라기보다는, 익명으로 속 시원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서로에게 공감과 위로의 말을 전하는 모임이에요.
서로 잘 맞는 멤버들이 모인 기수에서는 종종 오프라인 만남을 통해서 더 깊은 대화를 나누기도 한답니다. 글을 통해 서로의 사정을 이미 다 알고 만나기 때문에, 실제로 대면해도 어색하지 않더라고요.
때때로 저도 속 얘기를 털어놓고 싶을 때 종종 새삶쓰기 글쓰기 모임에 함께 참여하고 있어요.
제 입으로 말하기 좀 그렇지만, 새삶쓰기 글쓰기모임을 만든 건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