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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마리곰 Nov 19. 2021

엄마에게 쓰는 편지

엄마를 괴롭게 하고 싶지 않아요.

벌써 재작년인가.


울산에 있는 엄마 정**씨를 찾고 싶다고 도움을 요청했던 사랑스런 미국입양인 이 있었다.

그녀의 입양서류를 자세히 보니 엄마의 이름과 가족환경 입양의뢰 이유 등이 나와있었다.


보통은 입양기관에서 친모의 이름을 지우고 서류를 주는데 과거에 입양서류를 발급받을 때에 담당자가 

실수로 서류 한쪽 구석에

이름을 덜 지운채 준 이라 생모의 이름을  수 있었다.

그녀는 아동권리보장원에 친생모 찾기를 의뢰했고 담당직원은 여러가지 노력끝에 친생모를 찾았다.


그 소식을 듣고

나는 순진하게 기뻐했다.

내가 누군가의 엄마를 만날 수 있게 조금 도와준 것 같아서.

그러나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친생부모에게

편지로만 연락할 수가 있다고 했다.

21세기에... 편지로만...


직원은 친생모의 전화번호를 얻어낼 수가 없다고 했다.

친생모는 이미 새 가정을 꾸리고 있어서

 편지가 도착하면 가정에 불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그녀는 그래도 미국에서 여기까지 와서 찾고 있는데

연락은 해보고 싶다고 했다.


본인만이 수취할 수 있는 등기우편 방식으로 연락을 했고 세상이 좋아져서 우편배달부가 자택을 몇번 방문했는지 본인이 수령했는지까지  확인이 되었다.


웃음이 예쁜 그녀는

 드디어 친생엄마를 만나는 구나하고 뛸듯이 기뻐했다.


편지를 쓰고 영어로 쓰인 편지를 한국어로 번역까지 부탁하여 엄마에게 보냈다.

자신과 남편 그리고 아이들의 사진을 동봉하여.


그녀의 편지에는

엄마를 보고 싶다.

아이를 낳고 보니 엄마가 무척 보고 싶다.

하지만 현재의 삶에 방해를 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그녀는 엄마로부터 답을 얻지 못한채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2년이 넘었다.

그녀는 엄마가 어딘가에 살아계시다는 것만을 알고 있을뿐 주소도 전화번호도 얻지 못한다.


그러는동안 그녀를 사랑으로 키워주신 그녀의 미국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마음이 허전해진 그녀는 아버지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페북에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종종 올리며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한다.

그녀의 친생 아버지도 대한민국 어딘가에 계실텐데 핏줄인 아버지에 대한 정보는 점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사랑받고 자란 그녀는 어딘가에서 잘 살고 계실 한국의 친생부모도 언젠가 한번쯤 만나고 싶다고 한다.


그녀가 얼마나 기다려야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혼모가 아기를 포기하게 되는 과정을 입양인의 시선에서 담은 다큐영화, 포겟미낫. 이 영화의 감독도 엄마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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