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레브 Apr 02. 2024

유교걸 기절한 미국 엘리트의 자세


미국 대학에 와서 처음 식겁한 사건이 있었다.





대단한데? 치킨 한 마리를 통으로?수업 시간에?



(유교걸이라 사실은 아직도 움찔 움찔 한다. 아무렇지 않은 척, 자꾸 눈이 가지 않는 척 해야 한다.)








이 뿐만 아니라 회의 하면서 뭘 먹는 사람들이 많다.


외국계 회사 다닐 때도 이게 깜짝 놀랐던 일인데 문화에 따라 커피 홀짝 거려도 뭐라 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점심을 먹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곳도 있었다.


다만 주변에 '이거 나 먹어도 괜찮겠어?'라고 물어본다. 이때야말로 답정너 시간이다. 다들 '괜찮아, 먹어'라고 한다.




대학교 수업 시간에는 묻지도 않고 그냥 먹는다. 간단한 샌드위치 정도가 아니라 그냥 통닭 한 마리를 꺼내서 뜯거나, 파스타를 먹는 등 제대로 된 정식을 먹기도 한다. 그런데 아무도 신경 안 씀. 그리고 당연히 수업 시간에 딴 짓도 많이 한다. 다른 수업의 숙제를 하거나 데드라인이 임박한 논문을 쓰기도 한다. 아예 게임을 하거나 쇼핑을 하기도 하는 애들도 종종 봤다.




진짜, 정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더 놀라운 것은...


치킨 다리를 뜯다가 질문도 하고 교수와 토론도 한다.





그리고 성적도 잘 나온다...







이래도 되는 이유는 수업 태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


보통 1/3을 차지하는 수업 태도 점수가 있다. 여긴 문화적으로 다리를 꼬건 누워서 듣건 수업을 '듣는' 태도는 중요하지 않다. 질문을 얼마나 하느냐 교수나 다른 학생들과 토론을 하는지이다. 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질문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초 중의 기초라 모두 알고 있는 부분도 거리낌 없이 질문한다. 정 민망하면 '나는 이걸 이런 식으로 접근해본적이 없어서 그래~'라면서 운을 떼면 되는 것 같다.


중요한 건 뭐가 됐든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나의 오~~래 전 한국 교육을 더듬어 보면 (지금은 다를 수 있음!)

수업의 내용을 빠짐없이 필기하는 게 학생의 수업 시간 활동이었다. 수업 시간에 잘 듣고 필기하고 암기하는 게 좋은 학생이었다. 즉, 내가 경험한 한국 교육은 이미 답 찾기가 끝난 지식을  "듣고 집어넣는" 훈련을 시키는 게 목적인 것 같다. 



미국은 반대인 것 같다. 나의 대학교 수업과 아이의 초등학교 수업을 보면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하고 의견을 말하는 게 좋은 학생이다. 여기는 배운 걸 기초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거나 나의 생각을 남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말하고 쓰는" 훈련을 시키는 게 목적인 것 같다.




(줌수업이나 회의일때 밥 먹는건 도전해봤다. 그러나 아직 오프라인 면대면 수업시간에는 바나나도 못 꺼내겠더라..)





유튜브 풀버젼: https://youtu.be/JTQk1pPlNqA

이전 07화 미국박사1년후, 신체적변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