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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지 Nov 04. 2019

창업자(The Start-up Entrepreneur)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서울 노량진과 신림동엔 고시촌 스트릿이 있다. 공직을 얻기 위해 이 곳은 합격을 향한 열망과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불타는 열정으로 가득 찬 청년들로 북적인다. 그러나 이 무한경쟁에 뛰어는 청년들을 합격 후 기다리는 것은 획일성이다. 피할 수 없는 조직의 논리와 필수적 경험과 연봉을 쌓기 위한 지루한 노력의 시간 속에 그들의 꿈은 적절하게 퇴색되고 뜨거운 열정은 알맞게 식어간다.


‘나’로부터 모든 문제의 해법을 찾고, ‘나’를 양성함으로써 사회의 정점에 오르고자 하는 의지가

‘너희’에 대한 불만과 의존으로 변해감을 느끼는 순간, 많은 청년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창조적 소수와 획일적 다수, 창업자와 직장인, 엘리트와 미디오커의 갈라진 두 길에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안정적 이였던 첫 직장 공무원 업무에서 목표와 비전을 찾지 못해 방황했다. 길어진 여름의 저녁 해를 보며 내 시간도 축 늘어진 것처럼 염증을 느낄 때 나를 깨워 준 것은 아버지의 책장에서 발견한 김우중 회장의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였다. 아버지가 당시 내 나이 때쯤 읽으셨을 법하게 종이가 삭은 이 책이 나를 움직이고 치유해주었다.

1989년 1쇄 발행


기업가정신 이라는 것, 지금 우리 캠퍼스멘토에서 교육 하는 단어를 이 책 속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창조적 소수가 되기 위한 노력은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은 인간 본연의 욕망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은 본연의 욕망에도 불구하고 ‘창업의 기적’이 소수의 몫인 까닭은 결국 소수만이 욕구에 필적한 강한 의지와 신념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공포, 그리고 자본의 결핍으로 요약되는 창조의 난관을 극복하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의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꿈을 이루는 기적을 위해 스스로 갖춰야 할 부분은 ‘신념과 의지’의 확인을 목적으로 규정한다.

솟아오른 빌딩들, 거리를 매운 차량과 넘치는 상품들. 그 뒤에는 반드시 외롭고 힘들게 창조의 꿈을 꾸었던 창업자가 있다. “역사라는 수레바퀴를 진보와 발전의 방향으로 이끄는 이들, “ 토인비의 창조적 소수는 획일성과 평준화의 틀을 부정하고 꿈과 의지, 신념을 무기로 삼아 마침내 무한경쟁에서 승리한 이들을 지칭한다. 즉 진정한 창조자들은 존재하지 않는 기회의 보이지 않는 힘에 매료되어 이를 자신의 신념과 노력으로 콘텐츠, 건물, 도시, 앱, 상품 등으로 전환한 ‘기업가정신’의 소유자들이었던 것이다.


<부와 빈곤>의 저자인 조지 길더는 성장의 열쇠는 창조적 소수에게 부를 부여하는 것이며, 정체의 원인은 창조적 소수에게서 힘을 빼앗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모두가 획일적으로 평균적으로 나눠가지는 사회가 ‘제로섬’의 사회라면 이 책은 창조적 소수가 이끄는 사회는 ‘플러스섬’의 사회이다. 자신에 대한 도전과 경쟁의 난관을 극복하는 창조적 소수, 그리고 이를 모방하고 좆으며 결국 함께 누리게 되는 다수 -창조적 소수가 이끄는 사회야 말로 플러스 섬 창출의 유일한 길이라고 한다.


나는 안정적인 직장을 나온 후 몇 년간 실패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러나 스스로의 주인이 되어야겠다는 의지, 계속 전진하여 무한경쟁의 생존자가 되어야겠다는 일념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김우중 회장의 정의한 ‘기업가정신’에 내재된 포부와 긍지가 지금도 나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있다.

‘획일성’과 ‘평준화’가 주는 안락함의 반대 편에는 경쟁력이 있다. 경쟁력의 뿌리인 창조적 소수가 열정을 식게 하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 이 책이 주는 또다른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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