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길 ; 너를 기다리는 시간

by 에르네스티토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길이 있다.


땅을 디디며 걷는 사전적 의미의 길,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떠나는 방향으로서의 길,

목표로 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나만의 길,

정처없이 가끔은 헤메이는 길.



나의 지난 날을 돌이켜 보며 어떤 길이 가장 기억에 남냐고 묻는다면 참 많은 선택지가 떠오를 것 같은데 어떤 길이 가장 행복했냐고 묻는다면 하나의 길이 떠오를 것 같다.

너를 만나는 길, 어쩌면 가장 나답지 않은 길일 수도 있는 그 선택지가 왜 가장 행복한 순간일까.


한 어부의 인터뷰가 떠오른다.

문학소년이었다는 그의 이어지는 답변은 모든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시 한 편을 음률을 더하여 답하고는 소주 한 잔을 바치는 그의 인터뷰처럼, 내게도 꿈이 있었다.

왜 그 길을 가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나도 그리 답하지 않을까. 지나버린 길은 마음에 간직하고 훌훌 털어버릴 때 가장 아름답게 남기 때문이다.


나는 비로소 너를 만남으로 완성되었다.


잘 살아간다고 생각했던 나의 세상은 미숙한 것 투성이었다. 열정으로 가득 차서 완성했다고 생각했던 나의 캔버스는 무채색이었다.

너를 만나며 나의 시간은 같지만 다른 색으로 덧칠되었고, 조금씩 채워져 나갔다.

그제서야 나의 길은 너를 기다리던 시간임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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