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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 Jan 10. 2024

나는 왜 이렇게 예민할까 고민한다면

 ‘예민함’은 기질이다. 예민한 나도, 예민한 상대방도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유전자에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일레인 아론(Elaine N. Aron)은 예민한 사람들을 ‘HSP(Highly Sensitive Person)라 지칭한다. 그리고 5명 중 1명은 자극에 쉽게 반응하는 HSP성향을 갖고 태어났다 말했다. 그녀의 실험에 따르면 실제로 겁이 많은 HSP성향의 아이들은 침 속의 코르티솔 양이 겁이 없는 아이들(HSP성향이 아닌 아이들)에 비해 많았고, 감정을 다루는 우뇌 활동도 더 활발했다.


그럼 타고난 성격이니까 계속 이렇게 피곤하게 살아야 되는 것인가?

우리는 대부분 ‘예민하다’라는 특징을 피곤하다거나 까칠하다는 등의 부정적인 느낌과 연결한다. 하지만 '예민하다'는 아래와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

    ①  무엇인가를 느끼는 능력이나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빠르고 뛰어나다

    ②  자극에 대한 반응이나 감각이 지나치게 날카롭다


 예민함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뛰어난 직관력과 분석력도 함께 한다. 예민한 사람들은 남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실수를 빨리 알아내 사고를 방지한다. 또한 상대방의 기분을 섬세하게 파악해 배려하기도 한다. 그들은 예민하기 때문에 ‘아’와 ‘어’의 다름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예민하다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지나치게’의 정도를 잘 조절하는 것은 필요하다. 예민한 사람은 읽지 않아도 될 미묘한 반응까지 읽고 반응하거나,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미리 걱정하며 마음이 무거워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의 경계를 지키고, 갈등 해결 능력을 키워 예민함을 현명하게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예민함을 긍정적으로 발휘할까?


  ①  나는 무엇에 예민하게 반응하는가

 예민하다고 모든 것에 예민한 건 아니다. 예민함의 종류도 다양하다. 유독 어떠한 감정이나 감각에 예민한 사람이 이 있고, 혹은 어떠한 상황에만 예민한 사람이 있다. 난 비트가 강한 음악을 잘 못 듣고, 나의 지인은 향수냄새를 인위적이라고 싫어한다. 나의 동료는 오탈자를 진짜 잘 발견하고, 나의 상사는 상대방의 표정에 민감하다. 사람마다 예민한 포인트는 다르다. 그런데 우리는 뭉뚱그려 그냥 ‘예민한 사람’으로 규정해 버린다. 내가 ‘무엇’에 예민한지, 그리고 그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경향이 보이면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업무가 너무 많이 몰릴 때 유독 예민해진다면, 거절을 연습하자. 배분을  요청하거나 업무를 위임해 보는 것이다. 휴식 시간이 없을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 하루 일정을 살펴보고 나의 휴식시간을 미리 만들어 놓자. 우리는 걱정 대신 대처에 집중해야 한다. 나의 사고가 걱정과 감정으로 이어지느냐, 계획과 행동으로 연결되는가에 따라 삶의 방식은 달라진다.  능동적인 해결책에 집중해야 한다.


 ②  걷기를 통해 환경을 바꿔본다.


 예민한 사람들은 깊이 생각하고 많이 고민한다. 이때 의도적으로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깊어지는 생각을 끊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걷기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감소시키고, 도파민과 세로토닌 같은 쾌락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킨다고 한다. 이러한 뇌의 활동은 당연히 우리의 감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잠깐 지금의 환경을 벗어나 가볍게 산책해 보자. 단! 최대한 머릿속의 부정적인 생각을 비우고 걷기에 집중할 것!


 ③ 긍정적인 표현으로 대응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자주 느끼는 사람이라면, 스스로를 진정시킬 때도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할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나쁜 일이 생길까 봐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나쁜 일은 안 생길 거야.’라고 스스로 되뇌는 것이다.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긴장이 앞선다면 ‘떨지 말자! 떨지 말자’ 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하지만 이 경우 우리의 뇌는 더 불안해진다. 나도 모르게 ‘나쁜 일’이라는 단어와 떨리는 상황에 즉각적으로 집중하기 때문이다. 내가 평소에 불안한 마음을 어떻게 진정시키는지, 어떤 말들을 사용하는지 생각해 보자. 그리고 가능한 긍정적인 표현들로 바꿔보자. "좋은 일이 생길 거야, 잘 될 거야!" "잘할 수 있어!"


예민함을 나의 무기로 만들지, 나의 약점으로 만들지는 나에게 달려 있다. 적당한 예민함은 주어진 일을 좀 더 완벽하게 해내고 상대방의 마음도 섬세하게 헤아리는 등 우리 삶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민해서 오늘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가. 예민함을 없애려고 노력했다면, 관점을 바꿔 예민함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활용할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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