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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태준 Dec 05. 2022

그들의 ‘4골 차 대패’에 감사한 이유

(월드컵 스포 있어요)

이란은 B조 1차전에서 영국에게 2대 6으로 참패했다. 4골 차로 완전히 무너졌음에도 2점을 넣은 이란 남자축구 대표팀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먼저 맥락을 이야기하자면, 이란 대표팀은 본국에서 열리는 반정부 시위에 대한 연대로 국가 제창을 거부했다. 이란에서는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체포됐다가 ‘의문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규모 시위가 두달 넘게 이어져 강경진압 과정에서 다시 300여 명이 사망했다.


이에 정부를 공개 비판한 이란의 주력 공격수 아즈문이 대표팀 선발에서 제외될 뻔하기도 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월드컵을 치렀다. 게다가 객관적 전력도 잉글랜드가 몇 수위다보니 이란이 패배한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란 남자 축구 대표팀은 축구종가 영국을 상대로 두 골이나 넣으며 전세계 미디어가 현장에서 득점에 열광하는 이란 관중에 여러 번 포커스를 맞출 수 있었고, ‘Woman, Life, Freedom’이라는 슬로건이 수십억 명에게 노출되었다


덕분에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이란의 상황과 그들의 용기있는 행동을 접하게 됐다. 특히 이란이라는 나라와 소위 아랍권 남성에 대한 인식이 꽤 바뀌었고, 부당한 일을 외면하지 않고 연대하는 모습에 감탄했다.


축구의 힘이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과장일 수도 있겠지만, 가장 진입 장벽이 낮은 모두의 스포츠로서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는 점은 인정해주고 싶다. 


아무쪼록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막대한 불이익에 시달릴 수 있음에도, 더러운 압력을 이겨내고 끝끝내 2골을 넣어 연대의 목소리를 낸 이란 남자축구 대표팀에게 경의를 표하며



22.11.23 메모 늦은 업데이트

이제는 조금 더 가벼운 글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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