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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마 Oct 22. 2020

다시 한번 요가

다신 잊고 살지 않을게.

5개월 전부터 헬스를 시작하게 되면서 요가원에 가는 빈도수가 확 줄게 되었다.

특히 한 달 전부터는 요새 유행하는 바디프로필을 찍겠다고 거의 매일같이 헬스장에서 두 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있기에 요가까지 하기란 아무리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나라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나는 요가를 할 때도 역동적으로 몸을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하는 ‘아쉬탕가’ 나 ‘빈야사’를 좋아하는 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요가를 명상, 느린 움직임의 운동으로 이해하는데 요가 프로그램은 상당히 다양하고 헬스장의 쇠질만큼이나 땀이 뻘뻘 나는 프로그램도 많다.)

여기 이 동작들을 한 시간 반동안 쉬지않고 한다..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하지만 이미 헬스로 하루 운동량을 초과해서 하고 있는 내가 예전같이 요가를 할 힘이 남아돌리는 없었고 어느 순간 그 좋아하던 요가를 슬금슬금 피하기 시작했다. 요가를 내버려 두고 헬스와 바람피우는  같은(?) 묘한 죄책감을 느끼면서.


그리고 근육통이 찾아왔다.


헬스장에서 충분한 스트레칭 없이 열심히 유산소를 타고 쇠질을 하다 보니 원래 안 좋던 골반과 햄스트링 쪽의 통증이 다시 시작됐고 추가로 승모근 뭉침 현상까지 겪게 되었다.

헬스로 몸이 바뀌는 모습을 보는 일은 즐거웠지만 요가할 때와는 달리 매일같이 근육통을 안고 살게 되자 다시 요가가 너무 그리워졌다.


물론 요가도 평소 안 쓰던 근육을 단련하다 보면 근육통이 오기 마련이다. 그치만 그땐 이 정돈 아니었다고..


결국 나는 오랜만에 다시 요가원을 등록했다. 그리고 수련을 하면서 확실히 몸이 예전보다 많이 굳어 있음을 느꼈다. 예전에는 잘 되던 아사나(동작)를 하려고 해도 근육이 너무 땡겼고 불편했다. 헬스장에서 쇠질하면서 만들어진 근육들이 뻣뻣하게 내 몸을 붙잡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하루 요가 수련으로 어느 정도 뭉친 근육을 풀어낸 나는 다시는 나의 온갖 골반 통증과 요통을 사라지게 해 준 요가를 잊고 살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내 방구석 끝에 내팽겨진 요가매트를 슬금슬금 다시 꺼내왔고 예전처럼 책을 볼 때나 핸드폰을 할 때나 요가매트 위에서 몸을 뉘이고 뭉친 근육들을 틈틈이 풀어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헬스와 요가를 즐기고 있는 내게 사람들이 어떤 게 더 좋냐고들 묻는다. 그러면 난 좀 야비하지만 고르는 걸 포기하고 둘 다 좋다고 한다. 이 둘의 매력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요가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에서 나만의 공간인 매트 안에서 나를 마주하며 근육을 이완시키는 동작을 하는 맛이라면, 헬스는 리듬감 있는 힙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에서 왔다 갔다 이 기구, 저 기구를 써가면서 특정 근육을 자극시키는 좀 야성적인 그런 맛이 있다.


그러니까, 이 둘의 매력을 알아버리면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게 된다.

둘 다 좋으면 둘 다 하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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