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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이유를 묻는 다면

길을 찾는 내게 대답한다

by 가히

더위를 핑계로 지낸 여름 책 읽기가 뜸해졌다. 욕심부리며 쌓아 놓은 책들이 나를 혼내기라도 할 것 같아 시험공부하듯 다시 읽기 시작했다.


'무엇을 읽을 것인가'

'어떻게 읽을 것인가'

'왜 읽는 것인가'


책을 읽으며 할 수 있는 진지한 질문들이다.

누구든 한 번쯤 궁금해할 만한 주제를 평이하지만 진지하게 표현한 책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읽을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철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작가 기시미 이치로는 강연가이며 카운슬러이자 심리학회 고문이다.

작가는 책을 읽으며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질문에 쉽지만 깊은 생각이 필요한 설명을 한다.


< 책을 읽는다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살아가는 것이고 책을 읽는 것과 사는 것은 뗄 수 없다. 그러니 즐겁게 읽으면 그것이 행복한 것이다. 책은 또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준다>


무척 단순한 논리가 잔잔한 진리가 되는 순간이다.

책은 작가와 독자를, 독자와 독자를,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연결해 주니 생물이며 무생물 아닐까. 책 속의 이야기들이 내게 올 때 즐거움으로 살아 움직이며 행복의 이유가 되고 또 다른 이름이 된다.


<무엇을 읽느냐는 그 사람의 삶과 거의 관계가 없다. 어떻게 읽느냐로 그 사람의 삶의 방식을 알 수 있다>


다양한 방법의 책 읽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기준보다 훨씬 단순한 기준으로 나누어진다. 완독, 중간중간 읽기나 흥미에 따라 여러 책을 읽는 방법 등이다. 어떤 방법도 모두 책 읽기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은 행복이 아니라 성공이다>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에서 비교는 필연이 되었지만 그 기준은 행복이 아닌 성공이라는 작가의 정의가 명쾌하다. 성공 한 삶이 목적이라면 채움과 완성의 과정이 진정한 행복일 때 모두가 성공한 인생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공명(resonance)이란 표현으로 설명되는 깊은 울림의 책이 한 권만이 될 수 없다는 작가의 논리에 공감하며 지난 세월 읽었던 책들을 떠올려 보았다. 영혼을 뒤흔든 한 권의 책이 있다면 내 인생 최고의 의미이자 가치일 것이다.


감동과 특별한 영향을 주었던 몇 권의 책들이 떠오른다. 영혼의 울림으로 사춘기시절 사랑의 개념을 정의한 펄벅의 소설에서 공명과 감동의 주인공을 만났다. 그 울림은 내 가슴속 깊은 곳에서 끌림의 관계를 규정하는 기준이 되어 왔음을 고백한다.


'왜 읽을까'란 질문에 작가는 삶의 목표가 죽음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함이 최종 목적이 아니듯 '과정을 즐기지 않는 독서는 의미가 없다'라고 말한다. 희로애락의 삶 속에서 의미를 찾는 일이 쉽지 않듯 인생을 즐기는 기준 또한 얼마나 다양한지 생각해 본다.


책 속에서 길을 찾고 그 안의 사람들과 또 다른 삶을 바라보는 과정을 나누며 '책 읽는 행복한 인생'이 바로 책 읽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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