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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굴비선생 Aug 12. 2024

인생맛 굴비(屈飛) 정식 #11

한 번에 열 계단은 아무도 못 오릅니다.

제가 한창 일이 잘 될 때, 제가 똑똑하다는 큰 착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건 그저 운이 좋았고 시류가  받쳐 준 것뿐이었습니다.


산에 오를 때 계단을 만나기도 합니다.


한 번에 열 계단 스무 계단을 오르고 싶지만,


다리를 아무리 힘껏 올려도 두 세 계단이 다일 겁니다.


산에 오르다 보면 그리 성큼성큼 걷던 분들은 중간쯤이면 오버페이스로 쭉 뻗습니다 ㅎ(저 역시)


한 계단 한 계단 살포시 오르는 저 어머님은 항상 정상에 먼저 가 계십니다.


비즈니스도 역시 한 번에 점프업을 하게 되면 많은 허점을 안고 오르기 쉽상입니다.


내실과 원동력 없이 두 세 계단 이상

점프업을 추진하다 자칫 발을 잘 못 디디는 순간 벼랑으로 점프합니다.


저희 집 근처 편의점에 낮술과 밤술을 이어가는 분이 계십니다. 코로나 시즌에 보유하신 여력을 꽤 동원하여 부동산 투자를 통해 30억 자산가가 되셨습니다.


자기 자본 15억에 레버리지로 15억을 통해

멋지게 리드하고 계셨습니다.  이대로만 보면 얼마 안 가 50억 자산가가 되실 거로 보였습니다.


부동산 투자로 잘 나가셔서 멋진 수입차도 타십니다. 30억 자산은 곧 50억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동네에서 그렇게 잘 나가는 분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점프업을 하시던 분은 그만 낮술과 밤술의 구별이 없습니다. 자산 30억이 지금은 절반으로 하락하여 자기 자본은 사라지고 대출자산 15억만 남았습니다.


비단 저희 동네분 이야기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속도가 너무 중시되면 자칫 허점이 있는 채로 성장할 요지가 큽니다.


일을 하다 보면 속도가 엄청 붙는 순간이 분명 옵니다. 운도 따르지만 세상의 분위기가 그리 될 수도 있어 파도를 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순전히 내 능력으로 비롯되었다는 오산은 절대 마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한 계단 한 계단이 속도는 느려 보이지만 오르는 방향은 정확합니다.


골프던 사업이던 거리보다는 방향성이라고,

힘만 믿고 와이파이 치는 사람은 따박이 골퍼에게 돈 잃기 딱 좋습니다.


오늘 갑자기 우려되는 주변 스타트업 대표가 있어 생각과  함께 적었습니다.


굴비선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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