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충청남도, 안 맞고 사는 게 일생 일대의 목표인 온양 찌질이 병태가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포인트는 89년도와 충청도라는 설정입니다.
농고와 공고가 패싸움을 벌이던 그때 그 시절,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찌질이의 모습은 꽤나 새롭게 다가옵니다. 특히, 주인공 병태가 찌질이긴 하지만 충청도 말투를 쓰다보니 흔히 떠오르는 찌질이의 모습이 아니라 좋았습니다. 대사가 진짜 말맛도 좋고 자연스럽게 웃음을 자아내는 포인트가 많았어요.
임시완 배우와 이선빈 배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신인 배우들이었음에도 전혀 걸리는 것 없이 볼 수 있었던 건 스토리가 그만큼 탄탄했기 떄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의외로 연기구멍도 전혀 없었습니다.
이선빈 배우가 맡은 흑거미 캐릭터도 넘 매력적입니다. 고백공격 에피소드처럼 짤이나 숏폼으로돌아다닐만한 해프닝도 많아서 가볍게 누워서 낄낄 거리다 보면 어느새 10부작 순삭...!
그렇다고 마냥, 킬링 콘텐츠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사실, 초반에는 낭만이라는 포장지로 일진 미화하는 기존 레트로 드라마들처럼 흘러 가나 싶을 수 있는데, 중반부터 이 드라마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폭력'이 개인을 얼마나 망가트리는지, 왜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없는지.
그 방법이 설명적이지 않고 병태와 호석의 우정, 맞고 사는 학생들의 연대로 풀어져서 좋았습니다.
학폭의 비중이 큼에도 피로도가 높지 않은 건 메세지를 대사로 전달하지 않고 인물의 행동과 에피소드로 보여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뭉클함이 커서 피로하지 않은 것 같은...? 그리고 중간중간 웃겨서 환기가 잘 된 것도 이 작품의 강점입니다.
물론, 결국 주먹을 주먹으로 이긴다거나 청소년기 남학생들 특유의 강약약강 바이브가 너무 날것으로 담겨 (사람에 따라) 남성향 느낌이 날 수도 있는 건 아쉽긴 합니다.....만 그래도 아쉬운 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은 작품입니다!